조병규 우리은행장, 100억원대 횡령 사고에 “진심으로 죄송”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에 앞서 최근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 사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김해금융센터 소속 대리급 직원 A씨가 기업 대출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약 100억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부터 이번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조 은행장은 “강화된 내부통제시스템으로 자체적으로 막을 수 있었지만, 원천적으로 막지 못한 부분은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해 재발 방지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통제시스템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에게 내부통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교육을 통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연이어 발생한 시중은행 금융 사고와 관련해 내부통제 강화 및 재발 방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근절 방안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잘해야 한다”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조직문화가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 많이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협은행 역시 지난 3월 약 110억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 사고가 발생했으며, 지난달에도 총 64억원 규모의 배임사고 2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은행 횡령 사고가) 개정 지배구조법이 도입되기 전이지만 필요시에는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본점에 대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며 “(지배구조법상) 책무구조도가 면피수단으로 쓰이게 운영할 생각은 전혀 없다. 지배구조법이 운영상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임원이나 최고위 책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원장은 간담회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 “연착륙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긴요한 선결과제”라며 “은행권에서 보험권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신디케이트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서도 “향후 금리·주택시장 등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욱 빨라질 수 있으므로 다시 한 번 긴장감을 가지고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완전판매와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경영진의 노력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영업목표 달성을 위해 단기실적만 좋으면 내부통제나 리스크관리는 소홀히 하더라도 우대받는 성과보상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