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원의 산업Talk] K-반도체, 미래 성장동력은 ‘협업’

기술 산업 전반에 협업의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반도체 기술력 발전을 위해 대만의 TSMC 및 네덜란드 ASML 등 타국 기업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은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기술 산업 전반에 협업의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소재, 장비 등을 협력해 기술력 강화는 물론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모습이 보인다.

 

국내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수장들이 직접 발로 뛰며 협력 모색에 나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내달 초까지 장기간 미국에 머물며 반도체 관련 주요 기업들과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보다 앞선 지난달 31일부터 2주간 미국 동서부를 횡단하며 고객사 확보는 물론 글로벌 협력을 모색하고 귀국했다. 

 

양사는 현재도 여러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대만의 TSMC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동맹을 맺고 있다. 두 기업은 지난 4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동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2025년부터 양산 예정인 HBM4(6세대 HBM)를 함께 개발한다. SK하이닉스는 HBM4 제조에 TSMC의 미세공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과는 지난해부터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공정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ASML과 기술 동맹을 맺었다. 차세대 메모리 노광장비 개발을 위한 ‘극자외선(EUV) 공동연구소’를 한국에 설립한다. 여기에는 차세대 EUV 노광장비인 ‘하이-NA EUV’가 오는 2027년 반입되며, 이후 양사 엔지니어가 같이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협력은 기업의 성과를 높이고, 나아가 산업 발전과 미래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도 이를 중요하게 여긴다. 

 

정은승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상근고문은 지난 21일 진행한 한림원탁토론회에서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의 창구를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2000년대 중반,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을 때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 역량은 높았지만 회로 기술이 약했다. 이를 배우기 위해 미국 IBM이 주도하는 캠프에 참여해 부족한 점을 메우려고 노력했다”며 “설계·설비·소재 업체들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