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계의 큰손으로 ‘액티브 시니어’가 떠오르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이후에도 경제적 여유와 시간을 바탕으로 건강, 미용, 여가 생활 등에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을 이른다. 지금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 시점에 이른 만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과거 고령자들이 지향하던 수동적인 삶에서 벗어나 보다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생활 방식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와 관련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액티브 시니어를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와 제품 등을 선보이거나 준비하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가족의 부양을 기대하기보다는 독립적인 생활을 선호하며 자신만의 삶을 적극적으로 즐기길 원한다. 예컨대 ‘은퇴 후 귀농’이 아닌 여전히 도심 속 삶을 고수한다. 건설업계가 ‘실버주택, 시니어주택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들은 도심 속 주거지에 생활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고가의 무선청소기, AI(인공지능) 홈 시스템 구축 등에도 긍정적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로 분류되는 55~69세 국내 인구가 오는 2029년 전체의 24.7%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액티브 시니어 소비자층이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임을 보여준다. 과거 시니어 계층과 비교하면 더없이 매력적인 소비자층이 형성되는 셈이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활동적인 삶의 기초 토대로 ‘건강’을 꼽는다. 건강과 관련된 산업에서 액티브 시니어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예 의료기관을 찾아 항노화 시술을 받는 사례도 증가세다. 아이디병원에 따르면 최근 원내에서 성형외과 진료 과목의 70세 이상 수술 건수는 꾸준히 증가세다. 2018~2021년 병원을 찾은 의료소비자를 조사한 결과 해당 연령대의 환자는 연평균 28.2%씩 성장했다.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모습을 실제 나이보다 건강 나이가 더 젊어지면서 경제활동을 오래 하려는 수요 때문으로 본다. 실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창업뿐 아니라 비정규직 근무를 통해 생계 전선을 이어가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항노화 특화 클리닉을 운영하는 조찬호 청담셀의원 대표원장도 “액티브 시니어들은 드라마틱한 외모변화보다 ‘젊고 건강해 보이는 외모’로의 개선을 우선순위에 둔다”며 “이는 곧 경제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젊고 건강한 외모를 유지하도록 돕는 뷰티와 패션 산업에서도 액티브 시니어가 중요한 타깃으로 떠올랐다. 특히 중장년층을 위한 뷰티 제품군은 지속해서 확대되는 중이다.
패션도 젊어지고 있다. 2023년 무신사 앱에서 60대 이용자가 7.9%로 급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8배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수치다. 무신사의 경우 20·30세대가 주로 쓰는 패션 앱으로 여겨졌다. 이제는 시니어들도 개성 있고 활동적인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액티브 시니어는 더는 단순한 고령 소비자가 아닌 산업 전반에 걸쳐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의 활동적이고 독립적인 라이프스타일은 앞으로도 여러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