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 9이 마침내 베일을 벗고 글로벌 시장에 데뷔했다. 아이오닉 9은 현대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을 확장할 대형 SUV 모델로, 동급 최대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실내 공간을 극대화해 최대 7인이 탈 수 있다.
현대차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골드스테인 하우스에서 전동화 SUV 아이오닉 9의 최초 공개 행사(IONIQ 9 World Premiere)를 개최했다. 아이오닉 9은 22일 개막하는 LA 오토쇼에서 일반 고객들과 만난다. 내년 초 국내 판매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오닉 9 스펙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주행 가능 거리다.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110.3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해 한번 충전으로 최대 532㎞를 달릴 수 있다. 항속형과 성능형 모델로 나눠 출시 예정이며, 모든 모델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500㎞ 이상이다. 정확한 숫자는 내년 출시 이전 국내 인증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지만 이날 공개된 수치로는 동급 최고 수준이다.
공기 저항도 최소화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에 공력 성능을 극대화하고 전비(전기차 연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 요소와 기술들을 적용했다. 아이오닉 9의 디자인은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날렵한 외관과 넓고 아늑한 실내 공간을 동시에 품고 있는 보트에서 영감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에어로스테틱 실루엣을 연출했다. 에어로스테틱은 공기 역학을 의미하는 에어로다이나믹과 미학을 뜻하는 에스테틱의 합성어로 공력의 미학을 담은 디자인을 말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에 보트 테일 형상을 구현해 측면 공기 흐름을 원활히 하고, 19~21인치 공력 휠을 적용했다. 세계 최초로 전면 범퍼 하단에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 플랩을 탑재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역동적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그 결과 대형 SUV로는 최고 수준인 공기 저항 계수 0.259(19인치 휠, 이륜구동, 디지털 사이드 미러 기준)를 달성했다. 공기 저항 계수는 차량을 운행할 때 받는 공기 저항을 나타내는 수치로, 수치가 낮으면 공기 저항을 덜 받는다는 의미다.
아이오닉 9은 전장 5060㎜, 축간거리 3130㎜, 전폭 1980㎜, 전고 1790㎜로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다. 특히 현대차 승용 라인업 중 가장 긴 축간거리와 3열까지 평평한 바닥이 공간감을 배가한다. 넉넉한 2, 3열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했고, 적재 공간도 충분히 갖췄다. 최대 908ℓ 짐을 실을 수 있다. 골프백과 보스턴백 각각 4개를 실을 수 있는 정도다. 또 전기차 고유의 플랫 플로어와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으로 편안함을 높였다.
아울러 아이오닉 9에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후측방 모니터 ▲운전자 주의 경고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대거 적용됐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아이오닉 9은 전동화 전환에 대한 현대차의 변함없는 의지와 자신감을 담고 있다”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으로 구현된 월등한 공간 경쟁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