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오아시스’… 목마른 한전, 4조원 수주 따냈다

-복합발전소 2개소 건설 및 운영 등 연이은 수주 낙찰
-주요시장 중동 등서 해외매출 늘리며 재정 안정 꾀해

사우디로부터 4조원 규모의 대형 수주를 따낸 한국전력공사의 지역본부. 뉴시스

한국전력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4조원 규모의 대형 수주를 따냈다. 재정난을 겪는 한전에 사우디가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

 

 한전은 사우디 전력조달청과 전력 판매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사우디 전력공사와 현지 최대 민자 발전사인 ‘ACWA Power’와 컨소시엄을 구성, 2009년 바라카 원전 사업 이후 최대 규모의 사업에 돌입한다. 당시 한전은 현대건설·한국수력원자력 등과 손잡고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에 200억달러 규모의 원전건설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이번 사업은 구체적으로 2028년까지 사우디에 1.9GW 규모의 복합화력 발전소 2기(루마1·나이리야1)를 건설해 그곳에서 생산한 전력을 25년간 사우디 전력조달청에 판매하는 프로젝트다. 계획대로 건설과 운영이 이뤄지면 현재 한전이 보유한 지분을 기준으로 운영 기간 25년 동안 약 4조원(30억달러)의 매출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발전소 건설 공사에 국내업체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해 약 2조원의 동반 수출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부채만 203조원이 넘는 한전은 전기료 인상 외에도 해외 발전사업 확대를 통한 신규 수익원을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사우디가 목마른 한전에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 한전은 2009년 현지 1.2GW급 라빅 중유화력 발전 사업을 수주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고, 2022년에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선택을 받아 317MW 규모의 자푸라 열병합 발전사업을 따내 현재 건설 중이다.

 

 최근에도 사우디 전력조달청이 발주한 태양광 발전 사업(Saudi Round 5 Sadawi) 수주에 성공하며 25년간 약 5400억원 해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전은 사우디 외에도 최근 미국 괌 전력청으로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 태양광 발전소 건설·운영 입찰’ 사업을 따냈다.

 

 한전 관계자는 “앞으로도 중동에서 가스복합, 신재생, 그리드, ESS 등 다수 사업이 지속 발주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여 새 수익 창출을 모색하며 글로벌 에너지 리더로서 역할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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