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7일(현지시각)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국내 풍력 및 태양광업계가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대대적인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공약한 바 있다.
바이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환경과 에너지 정책에서 정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고 석유 및 천연가스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석유회사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폐지하겠다는 내용도 바이든 후보의 공약 중 하나다.
그는 기후 관련 산업에 향후 4년 간 2조 달러(약 228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바이든 후보는 전력 분야에서 오는 2035년까지 ‘탄소배출 제로(0)’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해당 계획은 미 전역 내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태양광지붕 800만 개, 태양광패널 5억 개를 설치하고, 풍력터빈 6만 개를 설치하겠다는 게 골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그린뉴딜 시대’ 보고서에서 “바이든 후보가 언급한 탄소배출 제로 전력체계를 달성하기 위해선 약 1400~2400GW의 재생에너지 설비가 2035년까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태양광업계는 바이든 후보의 에너지 공약 이행에 따른 수요 급증을 예상하고 있다.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주거용 태양광 시장에서 한화큐셀(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부문)과 LG전자는 각각 시장점유율 1위(22.0%)와 2위(12.8%)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도 1위(시장점유율 21.5%)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약 1.7GW 규모의 태양광모듈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이 밖에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현지 판매법인 설립에 이어 지난 7월 충북 음성에 750M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신공장 증설을 마무리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풍력업계도 미 대선 결과에 기대감이 크다. 미국은 북동부 연안의 주들이 약 20GW 이상의 해상풍력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글로벌 해상풍력타워 1위 업체인 씨에스윈드를 비롯해 초대형 해상풍력 구조물 제조 역량을 갖춘 삼강엠앤티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국내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 확정 시 미국발(發) 에너지 정책 전환에 속도가 붙으며 관련 업종의 수요 급증이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미국 내 자국 보호주의 강화 가능성 등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미 수년 전부터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낮아져 정부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을 갖춘 상태”라면서 “미 대선 결과와 상관 없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수주 기회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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