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談談한 만남] 이경구 텍스티넘 대표 “국민은행과 협업…대한민국 넘버원 세무 플랫폼 되고파”

세무사에서 국민은행 입행…소상공인 대상 상담플랫폼 구체화
KIU메타콘텐츠 창업경진대회 대상 독립 계기…KB 첫 독립 분사

택스티넘은 다음 달 KB스타뱅킹앱에 소상공인·중소기업 맞춤형 세금 환급 서비스 환급나라의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택스티넘은 KB금융그룹 최초로 독립 분사한 스타트업이다. 7일 이경구 택스티넘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 로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용학 기자

 “본인의 고집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 그리고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는 피벗(Pivot·전환)이 빨리 되는 것. 이 상반된 철학으로 KB금융그룹 최초로 독립 분사를 해냈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나와 스타트업 대표로 홀로선 지 5개월 차인 이경구 택스티넘 대표는 KB금융그룹 최초로 독립 분사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웃으면서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는 세무사에서 은행원, 은행원에서 스타트업 대표로 세 차례 직업을 바꿨다.

 

 이 대표는 7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상충되는 말이지만, 본인의 고집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과 외부 피드백을 수용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잘 조화돼야 한다”면서 “한쪽으로만 치우쳤을 때 실패하는 사례를 여러 번 봤기 때문에 적절한 피벗과 고집, 이 두 가지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무사에서 행원, 그리고 사내벤처 도전 

 

 세무사로서 3년간 일한 뒤 2015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한 이 대표는 영업 현장과 중소기업고객부 소호컨설팅센터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소상공인을 만났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소상공인들이 세법이나 고용노동부 지원금에 대한 정보를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안타까웠고, 이를 사업 아이디어로 승화했다.

 

 이 대표는 “영업창구, 중소기업고객부에서 1대 1 상담을 통해 사장님들을 돕고자 했지만 하루 3~4건의 미팅이 최대치였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을 플랫폼화해 더 많은 소상공인이 혜택을 받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구체화했고, 2022년 지주 전략기획 회장표창, 2023년 중소기업고객 은행장 표창 등 수상하면서 사업에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지난해 1월 은행장 표창을 받은 아이디어로 사내벤처 환급나라에 도전했고, 입행 9년 만에 사내벤처로 선정됐다.

 

◆KB금융그룹 최초의 독립 분사

택스티넘은 다음 달 KB스타뱅킹앱에 소상공인·중소기업 맞춤형 세금 환급 서비스 환급나라의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택스티넘은 KB금융그룹 최초로 독립 분사한 스타트업이다. 7일 이경구 택스티넘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 로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용학 기자

 사내벤처 환급나라를 기획한 이 대표는 애초에 독립할 계획은 아니었다. 그는 “독립 분사 생각이 처음에는 없었는데, 지난해 6월 경일대 주관의 경북메타콘텐츠 창업경진대회에서 ICT 대상을 받고 상금 및 오피스 공간을 부여받으면서 독립을 생각하게 됐다”면서 “그해 7월 SK증권 스타이노베이션 3기로 선정됐고, 11월 KB국민은행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첫 사내벤처 독립 분사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은행원에서 대표가 된 지 반년도 안 된 이 대표는 KB국민은행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든든했는지 몸소 체감하고 있다. 그는 “은행에서 플랫폼을 개발할 당시에는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 은행 직통번호로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미팅을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오류사항을 수정해 나갔다”면서 “그러나 독립 분사 이후에는 더 이상 은행원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에게 전화를 걸 경우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받는 등 각종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KB국민은행 브랜드가 지난 10년간 든든한 우산 역할을 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마케팅 비용도 독립하기 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다. 그는 “과거에는 KB국민은행이라는 브랜드 덕분에 고객이 자연스럽게 찾아왔지만, 독립 분사 후에는 직접 찾아 나서지 않으면 아무도 오지 않고 고객을 유치하는 데 비용도 상당하다”면서 “왜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 구축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깊이 이해하고 영업창구에 스스로 찾아오는 고객의 소중함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내달 KB스타뱅킹앱 진출로 도약  

 

 택스티넘의 환급나라는 ▲고용증대 세액공제 환급 ▲고용지원금 신청 ▲정책자금·대출 연계 등 크게 세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부는 종업원을 고용한 사업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러한 혜택을 바쁜 사업자들이 파악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이 대표는 “이 문제의 해답을 종업원을 고용한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세제 혜택과,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신규 고용지원금·환급 제도에서 찾았다”면서 “어려운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사업자 운전자금 정책자금 대출도 있으며, 이는 금리 할인 혜택까지 지원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급나라는 종업원을 고용한 사업자가 받을 수 있는 각종 혜택을 원스톱으로 조회하고, 신청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주요 사업 모델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낮은 금리의 정책자금 대출을 무료로 추천하고 다른 플랫폼 대비 낮은 수수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다음 달 중 KB스타뱅킹앱에 환급나라 서비스가 탑재되면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소상공인이 우연히 환급나라 서비스를 찾아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사실 KB스타뱅킹에 서비스를 오픈하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는 사장님들이 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고 또 KB국민은행이라는 상징성도 있기 때문에 관심이 확대될 것”이라며 “KB국민은행에서 서비스 구축을 성공적으로 한 이후 KB금융의 다른 계열사, 나아가 다른 은행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넘버원 세무 플랫폼 목표

 

 이 대표는 올해 스타트업으로서 초기창업패키지와 TIPS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는 은행 자금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초기창업패키지에 선정되면 이제 대학교와 정부에서 연구개발(R&D) 자금이 나온다”면서 “TIPS 프로그램에 선정되면 민간기업과 정부에서 지원 자금이 나오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타깃 마케팅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대표로서 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바로 대한민국 넘버원 세무 플랫폼 회사다. 이 대표는 “2022년 기준 전체 소상공인 중 6% 정도만 신청을 통해 세제 혜택을 보았기 때문에 나머지 몇십만 명의 잠재 고객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KB스타뱅킹앱에 오픈하면 소상공인이라는 타깃 고객층에게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데, 이 부분도 택스티넘의 경쟁력”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KB국민은행과 이러한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나가고 싶다”면서 “국민의 평생 금융 파트너 KB국민은행, 고객 제일주의로 생각하는 마음을 이어받아 조금이라도 고객과 은행에 기여를 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 이경구 택스티넘 대표 약력

 

대전외국어고등학교 졸

한국외국어대학교 졸

2012년 세무사 합격(49기)  

2015년12월 KB국민은행 입행(KB30기)

2022년 지주 전략기획 회장표창, 2023년 중소기업고객 은행장 표창

2024년1월 KB국민은행 사내벤처 환급나라 선정

2024년6월 KIU 경북메타콘텐츠 창업경진대회 대상

2024년7월 SK증권 스타이노베이션 3기 선정

2024년11월 KB금융그룹 최초 독립분사 사내벤처 확정 

2025년2월21일 환급나라 서비스 출시

2025년5월(예정) KB스타뱅킹앱 환급나라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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