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광장] 반복되는 증권사 전산 오류에 투자자 불만도 늘어난다

최근 활발한 주식거래로 증권사들이 큰 수익을 얻고 있지만 매번 반복되는 전산장애 사고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촌각을 다투는 장 중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잦은 오류가 빈번히 발생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달 3일과 4일 매수·매도 주문 체결이 지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지난달 초 실시간 시세 조회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이다. 미래에셋증권 또한 지난달 초 주식 매매 시스템에서 체결 조회가 지연돼 불편을 초래했다. 해당 고객들은 이 과정에서 주문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오인하고 정정 주문하거나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한국거래소에서는 거래 시스템 오류로 코스피시장의 주식 매매 거래 체결이 7분간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했다. 

 

최근 5년간 증권사의 MTS·HTS 전산 오류는 늘어나고 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국내 48개 증권사의 전산 장애 건수는 60건이었으나 2021년 84건, 2022년 76건, 2023년 98건, 2024 94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 기간 전산 장애로 인한 총 피해액은 210억원에 달한다.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HTS와 MTS 사용률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이용자 수는 더욱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기존 증권사들의 HTS 및 MTS 서버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며 전산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6월 대선,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리스크, 대체거래소(ATS) 등 대내외 변수가 많아진 시점에 시스템 보완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60개 증권사의 전산운용비는 지난해 기준 총 96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7883억원) 대비 23%, 2023년(8539억원)보다 13.5%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 유입이 급증한 2020년(5802억원)과 비교하면 1.7배 가까이 불어났다. 전산운용비는 전산시스템 운영 및 유지보수, 보안, 관련 인건비 등 전산망 전반에 드는 비용을 말한다. 실제로 전산오류 관련 민원은 감소세를 보였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관련 민원은 2023년 101건에서 지난해 64건으로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HTS·MTS 기반으로 리테일 비중이 높은 대형 증권사는 시스템 부하에 상시 대비해야 한다”며 “하지만 인력 확보와 전문성 강화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까지 전산 장애로 인한 고객 피해가 발생할 경우 증권사들은 대부분 낮은 수위의 징계를 받았다. 계속되는 먹통 현상에도 개선 의지가 크게 높아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당국과 증권사가 각각 전산 운용 투자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과 수치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단순한 서버 증설이나 임시 방편적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처방을 고민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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