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 올인+방역 강화...신규 호텔 '뉴노멀 전략' 통했다

수영장·소파베드 등 시설 확충..가족 친화적 객실 '인기몰이'
UVC 살균장치로 감염 차단..펫팸족 위한 펫캉스 패키지도

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 호텔 루프톱 수영장. 힐튼 가든 인 서울 제공

[전경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등장한 신규 호텔들이 팬데믹 시대에 최적화된 ‘뉴노멀’을 앞세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 2분기 이후 신규 오픈하거나 재개관한 호텔에 내국인 ‘호캉스족’이 몰리고 있다. 기존 주고객층이던 외국인 여행객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 호텔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거나 휴업과 폐업, 매각 수순을 밟은 것과 대비된다.

 

 순항 중인 신규 호텔은 수영장 등 부대시설을 강화하고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한 소파베드, 벙커 베드 등을 갖춘 곳이 많다. 강화된 내부 방역 기준과 언택트 서비스도 눈에 띈다. 내국인 고객이 선호하는 의류관리기(스타일러), 고가의 안마기 등을 갖춘 호텔도 등장했다.

 

 지난 7월 서울 양재역 인근에 개관한 ‘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 호텔은 도심권 4성급 호텔의 상식을 깨고 넓은 객실과 루프톱 수영장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옥상에 수영장을 만들려면 건물 구조를 강화해야 하므로 큰 비용이 추가되지만, 호텔 측은 미래를 내다보고 결단을 내렸다. 

 

 국내에서 ‘비즈니스호텔’이라 불리는 대도시 3성∼4성급 호텔은 편의시설을 최소화하고 효율에 집중, 가격 경쟁력을 주무기로 삼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찾아온 ‘빙하기’에 적응하지 못했다. 좁은 객실과 호캉스족이 즐길 수 있는 부대 시설이 없는 것이 치명적이었다. 

 

 반면 이 호텔의 전략은 적중했다. 서울 강남 도심을 파노라마처럼 조망할 수 있는 옥상 수영장의 위력은 인근 호텔과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홍기 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 총지배인은 “시내 호텔의 주요 타깃이던 기업고객들도 비즈니스 대신 레저 목적으로 예약을 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인트리 프리미어 호텔 서울 판교 수영장 파르나스 호텔 제공

 같은달 개관한 GS그룹 계열의 ‘나인트리 프리미어 호텔 서울 판교’도 수영장을 앞세워 연착륙에 성공했다. 이 호텔 수영장은 실내에 있지만 11층 최상부에 있고 5.4m 높이의 거대한 채광창을 갖춰 실외 수영장과 흡사한 느낌을 준다. 인피니티 풀과 유사한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수영장 한 면을 투명하게 처리했다. 

롯데호텔 월드 벙커 베드 객실. 사진=전경우 기자

 ‘잠실 롯데호텔 월드점’은 재개관 공사 중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졌다. 이에 지난 6월 선보인 이 호텔의 새로운 객실은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해 특화된 설계가 특징이다. 소파베드와 벙커베드 등 새로운 구성의 객실들은 어린이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별도의 침대 추가 없이도 4인 내외 가족의 여유로운 투숙이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언택트 추세에 맞춘 로봇 딜리버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호텔 김민근 매니저는 “재개관 이후 가족 친화적인 객실의 반응이 좋아 주변 동급 호텔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 팰리스 호텔은 전 객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신세계 그룹의 조선 팰리스는 지난 5월 개관하며 모든 객실에 실내 공기청정기와 자동 UVC 살균장치를 설치했다. 객실 정비 후 자외선 살균시스템이 작동하며 객실 내 공기청정 및 가습기능 역시 내부 필터로 가능해 감염을 차단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투숙하기 원하는 ‘펫캉스족’ 등 새로운 내국인 수요층에 대한 공략도 눈에 띈다. 조선 팰리스의 펫캉스 패키지는 다양한 반려동물용 가구, 식기류, 목욕용 드라이룸, 어메니티 등을 제공하고 유모차까지 빌려준다.

 

 한편, 호텔업계는 백신 접종율 증가와 ‘위드 코로나’를 표방하는 하반기 방역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거리 두기 4단계에 따른 운영 객실 축소 등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렵다”며 “당분간은 호캉스족 공략을 중심으로 버티겠지만 결국 외국인 고객이 돌아와야 업계가 정상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kw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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