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커피값 인상… “외식하기 겁나네”

스타벅스 음료 최대 400원 올라
동서 카누·맥심도 평균 7.3%↑
버거킹·써브웨이도 연초 인상
외식물가 줄인상…소비자 울상

[정희원 기자]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르네!”

 

식품업계가 2022년 늘어나는 원부재료, 국제물류 비용 부담에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커피 등 음료,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자주 먹고 마시는 제품 위주로 가격이 줄줄이 상승 중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물류비 등 경영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

스타벅스가 오는 13일부터 가격 인상에 나선다. 사진=뉴시스

◆커피 대명사 ‘스타벅스’, 탕비실 터주대감 ‘동서’도 인상

 

최근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셀프선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 7일 커피 프랜차이즈 1위 스타벅스가 오는 13일부터 음료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히면서다. 이는 7년 6개월만의 인상이다.

 

13일부터 스타벅스 음료 53종 중 ‘카페 아메리카노’를 포함한 46종 음료 가격이 100원에서 최대 400원까지 오른다.

 

아메리카노·카페라떼 등 4000원대 ‘직장인 인기메뉴’와 카푸치노 등 23종은 400원, 카라멜 마키아또·스타벅스 돌체 라떼·더블샷 등 15종은 300원, 프라푸치노 일부 등 7종은 200원, 돌체 블랙 밀크 티 1종은 100원이 오른다.

 

단, 스타벅스 측은 13일 전 구매한 기프티콘에 대해서는 ‘인상 전 가격을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스타벅스 측은 기프티콘 구매 시점에 이미 커피 구매가 이뤄졌다고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

 

커피 가격이 오른 뒤에도 미리 갖고 있는 기프티콘을 사용하면 추가금액을 내지 않아도 된다. 또, 메뉴를 변경할 때에도 인상된 금액이 아닌 기존 두 음료의 가격 차이만 지불하면 된다.

 

이러한 결정에 일부 소비자들은 미리 기프티콘을 사두는 ‘기프티콘 사재기’에 나서기도 하고 있다. 기프티콘 유효기간은 93일로 3개월 남짓. 미리 구매하면 4월 전까지는 인상 전 가격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수 있어서다.

 

대학생 A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충당하다 보니 가격인상이 바로 체감돼 기프티콘을 미리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도 “점심때 회사와 가까워 습관처럼 스타벅스를 찾게 되다 보니 기프티콘을 미리 챙겨둬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

인스턴트 커피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도 오는 1일부터 사무실 ‘탕비실 필수템’ 카누·맥심 등 커피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7.3% 인상한다.

 

맥심 오리지날 170g 리필제품은 7.2%,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kg는 7.3%, 맥심 카누 아메리카노 90g은 7.3% 출고 가격이 올라간다.

 

 

스타벅스와 동서식품은 가격 인상 요인으로 지난해부터 급격히 오른 국제 커피 가격과 물류비용을 꼽는다. 현재 국제 아라비카 원두의 가격은 2020년 1파운드당 113센트에서 지난달에는 230센트로 치솟았다. 이는 103.5% 상승한 수치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최근 급등한 원두 가격 등 지속해서 상승 중인 각종 원부재료와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물류비 상승 등 다양한 비용의 가격 압박 요인이 발생해 부득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동서식품 측도 “커피믹스의 원료로 사용되는 야자유도 2020년에 비해 54.8%, 설탕은 16.7% 상승했다”고 밝혔다.

버거킹이 지난 7일부터 가격 인상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버거킹 매장에서 고객들이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버거·샌드위치 점심인기 패스트푸드 메뉴도 ‘가격 인상’

 

햄버거 업계도 가격 인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롯데GRS ‘롯데리아’,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가 가격을 인상했고, 올해 들어서 ‘써브웨이’와 ‘버거킹’도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롯데리아는 경영비용 증가를 이유로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4.1% 올렸다. 노브랜드버거도 출시 3년 만에 처음으로 제품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버거킹은 지난 7일부터 버거류 25종을 포함한 총 33종 메뉴 가격을 평균 2.9% 올렸다. 이곳 시그니처 와퍼(단품)는 6100원에서 6400원으로, 와퍼 주니어는 4300원에서 44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버거킹 관계자는 “해외 생산·물류 대란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최저임금 인상 등 제반 비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써브웨이도 지난 3일부터 15㎝ 샌드위치에는 5.1%, 30㎝ 샌드위치는 8.3%, 샐러드 3.9%, 추가선택 메뉴 4종 5.3% 인상률을 적용했다. 다만 에그마요, 더블치즈, 아보카도, 페퍼로니 등 국내 고객이 즐겨 찾는 추가선택 4종과 웨지포테이토, 수프, 쿠키, 음료 등 ‘스마일썹’ 메뉴는 이번 인상에서 제외됐다.

 

써브웨이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육류·가금류·달걀 등 국제적인 식품 원재료 가격 상승,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한 해운운임비 급등, 배달 주문 증가로 인한 수수료 부담 가중, 최저임금 및 환율 상승 등 제반 비용 증가로 인해 악화된 가맹점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격 인상을 미뤄왔던 기업들이 한계에 이르면서 ‘도미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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