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벅’ 1위 전략 <上> ] 스타벅스는 '공간'만 팔지 않습니다

커피 말고도 즐길거리 천지… ‘K-스벅’ 변신은 계속된다

‘K-스벅(스타벅스)’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2022년 현재 매장은 약 1700여 개,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 2021년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스타벅스가 국내 시장에서 20년 넘게 1위를 지키고 있는 비결은 과감한 혁신에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3회에 걸쳐 스타벅스의 차별화 전략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스타벅스는 '공간'만 팔지 않습니다<上>

-ESG통한 ‘빌드업’, 고객 마음 잡았다<中>

-오로라빛 낮선 음료 1000만잔 팔려...스벅의 ‘탈커피’ 전략<下>

 

[전경우·정희원 기자] ‘스타벅스는 공간을 팝니다’는 말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다. 한국의 스타벅스는 공간을 넘어 ‘가치’를 파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기본은 ‘세계 어디서든 동일한 퀄리티의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 여기에는 커피 맛뿐 아니라 ‘인테리어’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공간 마케팅’의 대명사였던 스타벅스 미국 본사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스타벅스 본사는 각 국가별로 다른 상황을 반영해 획일화 대신 지역별 개성을 살린 전략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 가운데 ‘K-스벅(한국의 스타벅스라는 의미를 담은 말)’은 세계 각국의 스타벅스 중 선진적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서 모델이 티타임을 가지고 있다. 스타벅스 제공

#로컬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는 서울 청량리역 인근의 ‘경동극장’에 신규 매장을 출점했다.

 

경동시장 본관 3∼4층에 있는 폐극장인 경동극장을 리모델링, ‘스타벅스 경동 1960’점으로 재탄생시킨 것. 이미 핫플레이스를 다루는 SNS 채널들은 앞다퉈 이 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스타벅스 측은 “이 공간은 1960년대 지어진 이후 오랜 기간 방치됐지만, 이번 개점을 통해 MZ세대 취향 저격과 전통시장과 상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지점을 찾아가보니 극장 무대를 연상시키는 무대 상단이 눈에 띈다. 이곳엔 대형 아트웍이 설치돼 있다. 극장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매장 내 공연 공간에서는 지역 아티스트들의 문화예술 공연이 정기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뿐 아니다. 주문고객의 음료 제조를 알리는 디스플레이도 빔프로젝터를 활용해 극장 느낌을 살렸다. 음료가 준비되면 마치 엔딩크레딧의 주인공 이름이 올라가듯 극장 스크린에 이름이 뜬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 스타벅스 제공

윤경일 스타벅스 인테리어 팀장은 “경동시장 측에서 먼저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스타벅스가 시장 내부로 들어오면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입점 제의를 해주셨다”며 “오래된 극장 공간을 최대한 유지해 옛 극장의 멋을 살려내고, 고객 경험요소를 확대한 새로운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도전에서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경동시장은 성수동이나 을지로와 다른 결이지만 스타벅스가 가진 장점으로 풀어간다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윤 팀장은 기존 극장 감성을 그대로 녹여내고, 웅장함과 안락함을 살리는 쪽으로 인테리어의 큰 줄기를 잡았다. 목조 트러스를 부각시키고, 공간이 드라마틱해 보이도록 국내 유명 조명설계팀과 협업해 설계를 진행했다. 

 

바 위쪽에는 연극 세트장을 연상케하는 조명기구와 MD상품을 밝혀주는 스탠딩 조명, 좌석공간 사이에는 레트로한 조명기구를 놓았다. 기존의 멋진 천정 철재, 목조 구조를 부각시켜주는 조명도 설치했다.

 

경동1960점 오픈 이후, 힙스터들의 발걸음이 경동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젊은 MZ세대뿐 아니라 인근 상인들도 젊은 세대의 전통시장 유입에 시장이 젊고 활기차졌다고 입을 모은다. 한 상인은 “기존에 방문하지 않던 고객층이 늘다보니 장사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SNS 상에도 젊은 세대들의 스타벅스 경동1960점 방문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 방문과 함께 경동시장에서 쇼핑하고, 간식거리를 먹는 사진들도 눈에 띈다. ‘뉴트로’ 트렌드를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 된 셈이다.

 

스타벅스 측은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통해 MZ세대 등 새로운 고객의 유입을 유도할 것”이라며 “고객의 경동 시장 내 체류시간과 편의성을 확장해 주변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이와 관련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는 LG전자가 운영하는 레트로 콘셉트의 이색 공간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정현 스타벅스 대표이사는 “오래된 공간을 특별한 트렌드를 가진 공간으로 변화시켜 우리의 전통시장이 활성화되길 희망한다”며 “경동1960점에서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함께 모든 세대가 가치 있게 즐길 수 있는 스타벅스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멋을 담은 다양한 지점도 선보이고 있다. 환구단과 황궁우 등 우리 문화유산 건축물의 주요 요소를 주제로 한 인테리어로 탈바꿈한 ‘환구단점’,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인테리어로 가득한 ‘경주대릉원점’, 한국식 정원과 멋스러운 기와지붕이 더해진 ‘문경새재점’ 등이 꼽힌다.

 

#콘텐츠

 

공간을 채울 다양한 콘텐츠도 상생을 통해 채우고 있다. 스타벅스는 2017년부터 ‘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통해 매장에 설치된 무대 시설에서 문화예술 인재들이 재능을 실현할 수 있도록 후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이다.

스타벅스 과천DT점 `별빛미술관`에서 고객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공연 무대나 기회가 부족해 빛을 보지 못했던 지역 문화예술 인재들이 무대에 오른다. 최근까지 전국 주요 매장에서 72회 공연을 마쳤다. 또 스타벅스 과천DT점에는 ‘별빛미술관’을 개관하고 미술 분야 문화예술인재의 후원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6월 10일 춘천구봉산R점에서 진행한 문화 공연

김지영 스타벅스 코리아 사회공헌팀장은 “스타벅스라는 공간을 활용해 문화예술인재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공연, 전시 등 다양한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며 “스타벅스 매장이 커피를 넘어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적극 소통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라이프스타일

SSG랜더스 스타벅스데이에서 스타벅스 마스코트가 응원을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고객 경험 확대를 위해 라이프스타일 매장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반려동물과 라이더에 특화된 ‘더북한강R점’, 국내 최초로 골프장에 입점한 ‘여주 자유CC점’, 야구장 뷰를 즐길 수 있는 ‘창원NC파크R점’ 등 고객 라이프 스타일을 매장에 적극 반영 중이다. 

펫 파크 공간이 조성된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

스타벅스 관계자는 “최근 생긴 매장들은 새로운 관점에서 공간의 가치를 변모시키며 고객 유입을 창출하고 있다”며 “지난 1~2년 사이 하나의 지역이나 상권 관점이 아닌 고객의 니즈와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보유한 특화된 콘셉트를 가진 ‘맞춤형 매장’ 오픈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kwjun@segye.com

 

◆스타벅스 코리아의 개성있는 매장들

△시티뷰 즐기기 좋은: 레스케이프R점, 포포인츠명동점, 포포인츠서울역점

△오션 뷰가 멋진: 그랜드조선부산점

△가든 뷰가 아기자기한 : 파라스파라서울점

△마음이 편안한 리버 뷰 : 웨이브아트센터점, 망원한강공원점

△아찔한 스카이뷰: 해운대엑스더스카이점, 대전엑스포스카이점

△오락 시설을 갖춘: 제주신화월드R점, 에버랜드R점

△복합 매장과 즐기는: 더북한강R점, 더양평DTR점,

△스포츠 경기장에서도 만날 수 있는 : SSG랜더스필드1F점, SSG랜더스필드2F점, 창원NC파크R점, 여주자유CC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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