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과 성장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는 주요 테마로 자리잡으면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시했다. 보험업계 또한 플랫폼을 통한 건강관리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며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CES에서는 ‘모든 인간을 위한 안전’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지속가능성 등 다섯 개 주제의 상품이 전시됐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는 수면상태 진단, 버추얼 케어, 스포츠 테크, 자가 진단,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디지털 트윈, 만성질병 관리, 하이브리드 케어 등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개인의 건강관리 서비스와 의료 IT가 융합된 종합의료서비스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는 검진·활동·영양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코칭과 미션에 따른 리워드를 제공함으로써 건강 개선을 유도하는 서비스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가장 큰 특징은 가정에서 이뤄지는 의료 서비스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의료기관에서 축적되던 건강 관련 데이터가 향후 일상생활 공간으로 더욱 빠르게 이동될 것임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가정에서 이뤄지는 진단과 수집되는 데이터의 분석은 개인의 건강에 대한 불안을 감소시키고 병증 검사와 진단 절차를 간소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의 핵심 역량은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사용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의료·건강데이터 인프라와 건강 상태 예측 솔루션을 내재화해 분석 역량을 높이고, 맞춤형 코칭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콘텐츠, 프로그램과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
헬스케어 활성화 정책에 따라 보험업 외에도 IT, 제약, 스타트업을 비롯해 빅테크 기업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내에서 파트너십을 맺으며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 개정에 이어 올해 의료 마이데이터 도입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비의료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비의료기관이 만성질환자에 제공 가능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명확하게 하고 활용 가능한 건강관리 정보를 확대했다.
올해는 정식 출범을 목표로 의료 마이데이터 도입을 위한 ‘마이헬스웨이’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이다. 마이헬스웨이를 통해 여러 곳에 분산돼 있는 개인의 의료데이터를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고, 본인이 제공하고자 하는 곳에 통합·표준화된 형태로 전송해 활용도 가능하다. 즉 개인의 진료·수술·투약 등 의료기록과 건강 정보를 원하는 기관에 제공하고 건강관리에 활용이 가능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김도연 KB경영연구원 보험연구센터 센터장은 “현재는 의료 데이터 접근 제한과 AI 알고리즘을 통한 추천 역량 부족으로 고객의 건강상태에 맞는 개인화된 제안을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고객의 플랫폼 내 참여 활동 결과를 다음 제안과 연결하고 챗봇과 메시지를 통해 고객의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의 경우 걸음수 연계 리워드 제공에서 시작해 건강위험 예측, 만성질환·정신건강 관리, 식단 관리 등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KB손해보험은 2021년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를 설립해 건강관리 서비스 플랫폼인 ‘오케어(O'Care)’를 통해 임직원들의 건강 상태 분석, 건강관리 습관 형성 등을 지원하며 테스트 중이다. 삼성화재는 건강관리 앱인 ‘애니핏플러스’를 통해 건강체크, 일상케어, 만성질환케어 등의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헬스 데이터는 향후 보험회사의 데이터와 결합해 다양한 데이터 사업 기회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고령자를 위한 서비스 제공 시 단순히 의료비 절감을 위한 서비스가 아닌, 앞으로 직면할 위험에 대해 스스로 대비하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