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온라인 쇼핑업계는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라이브커머스 활동과 중국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의 급성장에 고민이 많다. 어떤 차별점으로 고객 체류시간을 늘릴지가 숙제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상황을 주시하며 흐름에 맞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유튜브, 쇼핑 채널 통해 ‘라이브커머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올해 한국어판에 ‘쇼핑’ 코너를 공식 개설하며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발을 내밀었다. 코너에는 현재 진행 중인 라이브 방송과 앞으로 예정된 방송들이 소개된다. 크리에이터나 기업은 개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영상 또는 영상 하단에 제품 판매 링크를 태그할 수 있다. 당초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들의 활동을 늘리고자 쇼핑 기능을 이용했다. 그런데 판매자와 구독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자연스럽게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판매자로 등록해야만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할 수 있는 네이버쇼핑과 달리 유튜브는 자유롭고, 태그를 통해 자사몰 방문률도 높일 수 있다. 이는 판매자에게 매력적인 효과가 아닐 수 없다. 또 구독자들은 라이브영상을 즐겁게 보고 있다가 클릭 한번으로 간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가 앞으로 어떠한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가 공세로 급성장한 중국 ‘알리’
벽걸이 헤어드라이어 3570원, 노트북 배낭 7000원, 디스커버리 운동복 1만7000원, 스튜디오 헤드셋 12만원. 2023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접하기 힘든 가격표다. 그런데 알리익스프레스 앱을 열면 이른바 ‘초저가’의 수천 가지 상품이 진열돼있다. 배송 기간이 열흘 이상 걸리지만 이 정도 가격이면 충분히 감내할 만 하다. 수백 원짜리 상품도 적지 않다.
중국 쇼핑몰 역시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두렵게 만드는 복병이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올해 8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한 종합 쇼핑몰 앱을 조사한 결과, 중국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가 쿠팡(2887만명), 11번가(859만명), G마켓(605만명) 다음으로 4위(551만명)를 차지했다. 티몬, 위메프, 옥션 등을 제친 순위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해외직구 플랫폼으로, 자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중국산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전 세계적으로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며 성장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품질 신뢰 문제·긴 배송기간 등으로 구매율을 높이는데 더뎠지만 판매 기업들이 품질을 개선하면서 인식이 바뀌었다. 시즌별 할인, 특별 이벤트, 쿠폰 제공, 코인 할인 등 다양한 전략과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간편결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고객 유입에 도움이 됐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초긴장’
PC, 스마트폰 등이 보급되면서 굳이 백화점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편하게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스마트폰 같은 기기를 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시장도 매해 규모가 커졌다.
서울연구원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9.7% 성장했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131조원을 기록한 시장 규모는 2021년 187조784억원에 이어 2022년 209조8913억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고금리·고환율·고유가 시대가 찾아오면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던 이커머스 기업들도 고객 확보에 온 집중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유튜브와 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업체들이 개입하자 국내 기업들은 고민의 늪에 빠졌다.
위메프 관계자는 “유튜브와 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사업자의 국내 진출은 모두 각자의 장점을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며 현재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음을 귀띔했다.
티몬 관계자는 “(자사도)고물가 장기화로 인해 가성비 좋은 해외 상품들을 찾는 직구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달라진 쇼핑 흐름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렌드에 발맞춰 '해외직구 초저가샵'을 오픈했고, 가성비는 물론 빠른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