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家)에 무슨 일이?
LG그룹이 상속 분쟁으로 재판 중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모친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 구연경·연수씨가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LG가 창사 이래 재산 분쟁으로 소송전을 펼치게 된 것은 처음이다. 더구나 이번 소송이 단순 금액적인 분할이 아닌 향후 권력 지형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고인인 구본무 선대회장의 지분 11.28% 등을 두고 김영식 여사 및 여동생 구연경·연수씨와 민사소송 중이다. 구 회장은 구 선대회장의 지분 11.28% 가운데 지분 8.76%를 상속 받았다. 세 모녀는 주식회사 LG 주식 일부(구연경 2.01%·구연수 0.51%) 및 구 선대회장의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 5000억원 규모의 재산을 받았다.
쟁점은 유산의 재분배다. 모친과 여동생들은 법정비율에 따라 지분을 다시 분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구 회장은 상속 과정이 구 선대회장 유지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오는 16일 하범종 LG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2차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하 사장은 구 선대회장 타계 전후 기간 동안 LG 재무관리팀장을 맡아 그룹 총수 일가의 재산 관리를 총괄 담당한 인물이다.
하 사장은 앞서 지난달 5일 열린 1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구 선대회장이 장자인 구 회장에게 본인의 모든 경영 재산을 물려주라는 유지를 남겼다고 증언했다. 또 김영식 여사가 직접 서명한 동의서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동의서에는 ‘본인 김영식은 고 화담 회장님(구 선대회장)의 의사를 좇아 한남동 가족을 대표해 주식회사 LG 주식 등 그룹 경영권 관련한 재산을 구광모에게 상속하는 것에 동의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김 여사의 서명이 담겼다. 세 모녀 측은 구 회장이 LG 주식을 모두 상속받는다는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기망을 당하고 속아서 협의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구 회장은 구 선대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본능 회성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구 선대회장이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게 되자 2005년 구 회장을 양자로 입적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