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AI반도체] 메모리 재고 줄이는 삼성·SK, 투자로 시장 선도

삼성전자가 6∼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개최된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 2024’에서 AI 반도체 메모리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반도체 SNS 캡처

 

인공지능(AI) 반도체 훈풍에 AI 반도체 성능을 뒷받침하는 메모리 업계도 전망이 밝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반도체 메모리 재고를 줄임과 동시에 사업 투자를 지속 이어가고 있다. 

 

21일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반도체 재고자산은 각각 32조3308억원, 13조3549억원으로 나타났다. 양사의 반도체 재고자산은 총 45조6857억원으로, 전년 동기(50조1096) 대비 8.8%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재고 수준이 정점을 찍고, 올해 감산 효과가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빠른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메모리)와 막대한 저장 용량을 담당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전성기를 맞은 영향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적인 D램 매출액은 229억100만 달러(약 31조1600억원)로 전 분기(183억4700만 달러) 대비 24.8%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D램 매출은 98억2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22% 올랐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매출은 79억1100만 달러로 38.7% 늘었다. D램 중 HBM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올해 4배 늘어난 24조원을 기록했으며, 2030년에는 50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AI SSD 수요도 전체 낸드플래시 소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5%, 2026년엔 12%로 급격히 커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세에 맞춰 양사는 메모리 개발 및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HBM3E(5세대 HBM) 8단을 올해 3분기 중 고객사 평가를 마치고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BM3E 12단은 하반기 공급 계획인데, 4분기 내로 추정하고 있다. 2026년에는 HBM4(6세대 HMB)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월부터 HBM3E 8단을 세계 최초로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며 내년에 HBM4를 양산할 계획이다. 또한 2026년 수요 발생 시점에 맞춰 HBM4 16단 제품 출시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 2024’에서 ‘메모리, 더 파워 오브 AI’를 슬로건으로 전시관을 꾸리고 반도체 메모리를 선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 뉴스룸

양사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 2024’에서도 AI 반도체 메모리를 대거 선보이며 경쟁력 공고히 했다. 삼성전자는 고용량 SSD 신제품 ‘BM1743’, 서버용 SSD신제품 ‘PM1753’, 9세대 V낸드를 공개했다. 특히 PM1753은 생성형 AI 추론과 학습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기존 PM1743 대비 전력효율과 성능이 각각 최대 1.7배 향상돼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초고성능 기업용 SSD인 ‘PS1010 E3.S’, 자회사 솔리다임의 ‘QLC(쿼드 레벨 셀) 고용량(60TB) 기업용 SSD’ 등 주력 제품을 소개했다. 현존 최고 성능의 AI 메모리 HBM3E 12단 제품도 전시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GB200에 HBM3E를 탑재한 실물을 공개하며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SK하이닉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이천포럼 2024’에서 빅테크 기업들과의 추가 협력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류성수 HBM 비즈니스 담당 부사장은 “매그니피센트7(M7)에서 모두 찾아와 HBM 커스텀을 해달라는 요청이 나오고 있다. 주말에도 M7 업체와 콜(전화)을 진행하며 쉬지 않고 일했다”고 말했다. ‘범용 제품’이라는 성격에서 ‘커스텀(맞춤형)’으로 변화하는 HBM에 대한 M7의 수요가 높다는 것이다. M7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 중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 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을 일컫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지속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2조3075억원을 R&D에 투입, 삼성전자는 15조8694억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비투자 부문에서는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25조2593억원) 대비 7% 감소한 23조4084억원을 상반기 투입, SK하이닉스는 지난해(2조7140억원)의 2배 규모인 5조9670억원을 상반기 설비투자금으로 집행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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