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다음 미션은 ‘쇼핑몰’…2030년까지 7조원 투자

월드몰·웨스트레이크 하노이로 쇼핑몰 성과 증명
2030년 국내 쇼핑몰 13개, 매출 6조6000억원
정준호 대표 “타임빌라스, 미래형 리테일 표준 될 것”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쇼핑몰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이 잠실 롯데월드몰과 베트남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거둔 쇼핑몰 성공 DNA를 전사 성장동력에 이식한다.

 

 롯데백화점은 2030년까지 쇼핑몰 사업에 약 7조원을 투자해 현재 3개 점인 쇼핑몰을 13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새로운 쇼핑몰 브랜드 ‘타임빌라스(TIMEVILLAS)’를 앞세워 연 매출 6조6000억원의 ‘1등 쇼핑몰 리테일러’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지난 23일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타임빌라스 그랜드 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30 비전을 공개했다.

 

 ◆월드몰·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성공 자신감

 

 정 대표는 “한국 유통 시장 전망과 젊은 층의 변화한 소비문화를 고려해 쇼핑몰 사업을 확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성장 추이를 보이는 일본 유통 시장의 경우, 1990년대 이후 쇼핑몰이 백화점을 대체하며 성장해왔다. 롯데백화점은 이에 비춰 2030년까지 국내 백화점은 매년 2%씩 성장하지만, 쇼핑몰은 1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롯데월드몰과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이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2014년 오픈한 월드몰은 K패션, 식음료(F&B), 인기 팝업스토어 등을 유치해 인기를 끌며 매년 25%씩 고성장을 거듭해 연간 5500만명이 방문하는 쇼핑몰이 됐다. 지난해 9월 개점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1년만에 1000만명이 다녀갔으며, 연말에는누적  매출 3000억원 달성이 점쳐진다.

 

 쇼핑몰은 2535 세대가 선호하는 체험형 매장, 대형 이벤트 등에 최적화돼 있고 유연한 변화와 시도가 가능한 플랫폼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지난해 9월 개점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사업 전략을 정비해 10여 년 전부터 백화점, 아울렛 사업을 위해 확보해온 송도, 대구 수성 등 9개의 대규모 부지를 쇼핑몰 사업 부지로 전환한다.

 

 24일 그랜드 오픈하는 타임빌라스 수원이 롯데백화점 미래형 쇼핑몰 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롯데백화점·롯데몰 수원점을 통합해 새롭게 탄생한 타임빌라스 수원은 기존 면적의 약 70%를 바꾸는 롯데백화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뉴얼 프로젝트다. 지난해 11월 리뉴얼에 돌입해 올해 5월 타임빌라스 간판을 달고 사전 오픈했다. 이후 신규 소비자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고, 수원 외 지역인 광역형 소비자 매출도 20% 이상 확대됐다. 전국구 유명 맛집과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대거 유치한 결과, 2030 세대 매출이 30%가량 올랐다.

 

 ◆2030년 쇼핑몰 13개·매출 6조6000억원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브랜드를 중심으로 쇼핑몰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2030년까지 송도, 수성, 상암, 전주에 4개의 신규 타임빌라스를 만든다. 군산, 수완, 동부산, 김해 등 기존 7개 점도 리뉴얼해 타임빌라스로 전환한다. 현재 운영 중인 롯데몰 은평점과 수지점은 타임빌라스 전환을 장기적으로 검토한다.

 

 해외에서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신규 출점, 위수탁 운영 등 다각도로 쇼핑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를 통해 매출 6조6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1% 수준인 쇼핑몰 매출 비중은 최대 30%까지 끌어올린다. 국내 쇼핑몰 시장에서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해 쇼핑몰 1위 리테일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와 협업하는 타임빌라스 송도 조감도. 롯데백화점 제공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더 가까운 곳에’, ‘더 다양한 것을’, ‘더 품격 있게’라는 3대 차별화 전략 아래 쇼핑몰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지자체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개발되는 상업지역 중심부에 쇼핑몰을 조성해 접근성을 확보한다. 송도 국제 업무지구, 대구 수성 알파시티, 상암 디지털 미디어 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또 롯데그룹의 쇼핑, 엔터테인먼트, 숙박, 주거, 업무, 컬처·아트 콘텐츠를 결합해 일본의 아자부다이힐즈를 연상케 하는 ‘멀티 콤플렉스’로 개발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건축가들과 협업해 건축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지역 랜드마크로 포지셔닝할 방침이다. 송도와 상암은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리처드 마이어와 힘을 합친다. 수성은 영국의 유명 쇼핑몰 설계사인 LDA와 협업한다.

 

 정 대표는 “패션, F&B, 엔터테인먼트, 컬처, 트래블&비즈니스 등 고객이 바라는 모든 경험이 연결된 쇼핑몰의 미래가 바로 타임빌라스”라며 “타임빌라스가 모든 유통업체가 동경할 미래형 리테일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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