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대왕고래’ 덕에 우리도 산유국? 첫 시추 초읽기

-다량 매장 가능성 높은 심해 가스전 의미
-계획대로면 내년 상반기까지 사업성 가늠

동해 ‘대왕고래’에서 첫 시추 준비를 마친 석유공사의 동해 가스생산 시설. 한국석유공사

 

 

 동해 깊은 바다의 ‘대왕고래’가 우리나라를 주요 산유국으로 만들어줄까.

 

 4일 자원개발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가 포항과 가까운 동해 심해의 유력 가스전을 뜻하는 ‘대왕고래’에서의 첫 종합 시추 준비를 마쳤다. 관련법령상 시추 한 달 전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하는데, 현재 석유공사는 최종 보고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주체인 석유공사는 자문사의 도움으로 7개 유망구조를 발견했고 각각에 대왕고래, 오징어, 명태 등 해양생물 이름을 붙였다. 유망구조란 석유·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큰 지형을 뜻한다. 그 중에서도 가스와 석유가 대량 매장되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 바로 대왕고래로, 포항에서 동쪽으로 약 50㎞ 떨어진 곳에 동서로 길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정부 당국과 협의를 거쳐 첫 시추 해역을 대왕고래 내 특정 해역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곧 석유공사가 최종 승인 신청을 하면 정부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민간 전문가들이 모여 전략회의를 열고 시추 계획을 심의해 최종 허가를 내릴 방침이다.

 

 계획대로 허가를 받으면 석유공사는 다음달 중순 대왕고래의 특정 구간에서 탐사 시추를 시작한다.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가 이달 중 한국으로 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탐사시추 결과가 나오는 내년 상반기에 사업성이 있는지를 가늠할 계획이다.

 

 심해 가스전 개발의 성공 가능성이 약 20%인 것을 감안했을 때 정부는 향후 5년간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에는 1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1차 시추는 석유공사 단독으로 수행하고, 2차 시추 단계부터 해외 오일 메이저 등의 투자를 받아 공동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번 첫 탐사 시추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가스전 개발을 향한 국민 여론 형성과 더불어 해외 업체들과의 계약 협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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