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광장] 부천자생한방병원이 지역 프로축구팀과 손잡은 이유는?

 

 축구와 산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다. 유니폼만 봐도 그렇다. 곳곳에 기업 및 단체의 광고가 붙는다. 하이라이트는 가슴 아래 메인스폰서 자리다. 홍보 효과가 가장 큰 위치고, 그래서 가장 비싸다. 2005년부터 10년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인기 구단 첼시의 메인스폰서를 지낸 삼성전자는 연간 300억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그에 상당하는 홍보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는 기업 구단의 경우 모기업이 수십억원에서 백억원대 운영비를 내면서 그 대가 중 하나로 메인스폰서 지위를 누린다. 시∙도민구단은 수년 전만 해도 지원금(세금)을 주는 지자체의 슬로건만 유니폼 가슴에 새기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2020년 시도민구단 11개 팀 중 유니폼 가슴에 기업명을 붙인 팀은 4개(약 36%)였지만, 올시즌은 15개 팀 가운데 9팀(60%)에 이른다. 그 중 하나가 올해부터 부천자생한방병원을 품은 K리그2(2부) 부천FC1995다. 부천자생한방병원은 양방 의료진도 있고 MRI 등 영상기기를 활용하는 양∙한방 협진병원이다.

 

 부천자생한방병원은 구단에 후원금과 의료혜택을 지원한다. 의료혜택은 성익현 한방재활의학과 원장이 주축이 돼 선수∙코칭 스태프는 물론 사무국 직원, 팬(연간회원∙후원회원)에게도 제공된다. 그 대가로 부천 구단 유니폼 가슴에는 부천자생한방병원이 큼직하게 새겨졌고, 홈구장 LED 광고판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병원을 알리고 있다. 브랜드데이 홈경기 등을 통해 팬들과 스킨십을 할 수 있는 자리도 제공 받는다.

 

지난 2월 부천FC 홈 개막전이 열린 부천종합경기장에서 하인혁 부천자생한방병원장(왼쪽)과 조용익 부천FC 구단주(부천시장)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천자생한방병원 제공

 

 부천FC 진료팀장을 겸하는 성 원장은 “시민구단 부천FC는 우리 병원과 마찬가지로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조직”이라며 “메인스폰서 계약을 통해 병원을 알리고 또 자연스럽게 시민들 속에 녹아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료 지원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성 원장은 “부상 선수가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건강한 몸으로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면 팀과 병원 모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부천 유니폼 가슴에 기업명이 들어간 것은 2016~2017년 하나은행(당시 KEB하나은행), 2018 덕산 이후 7년만이다. 김성남 부천FC 단장은 “구단 입장에서 메인스폰서는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금전적인 부분 외에도 프로 구단으로서 지역과 함께 상생을 이어간다는 상징성도 남다르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부천자생한방병원의 목표는 구단과 함께 K리그1(1부)로 승격하는 것이다. 라이벌의 성공 사례도 있다. 2013년 2부 원년멤버로 시작을 함께한 FC안양은 지난해 2부 우승을 통해 1부 승격을 달성했다. 동시에 안양 구단의 메인스폰서 오상헬스케어(OHC) 역시 인지도를 키우며 상당한 홍보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성 원장은 “부천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역시 대형 병원으로 성장해야하는 위치다. 함께 위쪽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에 21개(자생한방병원 포함) 지점을 둔 자생의료재단의 자생은 환자 자신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도록 치료한다는 의미의 뜻으로, 부천FC를 포함한 K리그 전 구단이 지향하는 요소다. 지자체 세금이 투입되는 시도민구단은 특히 더 그렇다. 마찬가지로 자생을 꾀하는 부천FC가 지역의 자생한방병원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통해 자생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은 단순 언어유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 기업과 스포츠팀의 윈윈(Win-win) 사례가 늘어나길 바란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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