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1%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 정기예금 금리 수준은 우대금리를 더해도 연 1%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 국내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34%를 기록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1.70%을 기록한 이래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은행권의 1년 만기 정기예금리는 지난해 3월 연 2.05%를 기록한 이래 줄곧 1%대에 머물러 있다.
특히 한은이 올 들어 지난 3월 0.5포인트, 지난달 5월 0.25% 금리인하 결정을 내리면서, 이달 들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인하 움직임도 그 속도를 더하는 모양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 ‘국민수퍼정기예금’에 적용하는 기본금리를 예치기간에 관계 없이 0.3%포인트 낮췄고, 신한·우리·농협은행도 지난 12일 수신금리를 0.05%포인트에서 0.50%포인트 낮췄다.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에 돌입하면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더욱 낮춰 순이자마진(NIM) 방어에 나선 것이다. 올 1분기말 현재 국내은행의 NIM은 역대 최저 수준인 1.46%까지 떨어졌다. 3개월 전에 견줘 0.15%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은행들은 NIM방어를 위해 급여이체계좌 유치 등 저원가성 예금 확보 등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예금 금리 인하가 이어지면서 은퇴자 등 이자생활자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연 이율 1%짜리 은행 정기예금에 예금자보호한도인 연 5000만 원까지 넣어둘 경우 손에 쥐는 이자는 약 42만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목돈 굴리기’라는 정기예금의 취지도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한편 은행에 견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하던 저축은행에서도 수신금리를 낮춰잡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8일 'OK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한 1.7%로 조정했고, 이튿날 SBI저축은행 'SBI스페셜정기예금' 금리를 1.8%에서 1.65%로 내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5일 기준 전국 79곳 저축은행의 평균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87%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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