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국내 성인 한명이 1년간 소비하는 커피는 약 353잔에 달한다. ‘커피공화국’이라는 별명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직장인에게 커피는 ‘생명수’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다.
커피를 찾는 대다수는 ‘졸음 쫓기’, ‘피로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 커피 속 다량 함유된 카페인이 중추신경계 각성 효과를 일으켜 집중력 향상, 피로 해소 효과를 일으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커피를 장기간 다량 섭취할 경우 ‘카페인 중독’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카페인 효과는 피로의 근본적인 회복이 아닌 ‘각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카페인 일일 섭취 권장량은 성인 남성 기준 약 400㎎ 정도다. 만약 이 기준을 초과할 경우 두통, 가슴 두근거림, 신경과민, 현기증, 식은 땀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이 중에서도 불면증은 대표적인 카페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카페인이 심박수를 증가시켜 체내 흥분 상태를 초래하고 나아가 수면 유도 작용을 하는 아데노신 수용체의 활동을 방해하는 것이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기면증, 주간졸림증을 가진 사람은 카페인 과량섭취를 경계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숙면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카페인을 과량 섭취할 경우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 중 정상적인 호흡 기능이 저하되면서 체내 산소가 부족해지는데, 이때 고혈압·치매·당뇨병 등을 부추길 수 있다.
만약 불면증을 겪고 있다면 커피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1개월 이상 커피 섭취를 조심했는데도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수면클리닉에 내원해 정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수면 중 무호흡이나 커다란 코골이를 겪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수면클리닉에서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다. 이는 밤에 자는 도중 기도 상태 등을 면밀히 검사하는 프로그램으로 불면증 원인과 함께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의 임상적 양상을 진단하는 ‘열쇠’ 역할을 한다. 검사 결과를 토대로 맞춤치료가 이어진다.
이종우 숨수면클리닉 원장은 “카페인 과다 섭취는 불면증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일 뿐 아니라 수면 위생의 질 저하를 야기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라며 “특히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기면증, 주간졸림증을 가진 사람은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럴 경우 커피 대신 편안한 숙면을 돕는 카모마일차, 신경 안정 및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라벤더차 등을 즐겨보라”며 “만약 낮 동안 수시로 졸음이 쏟아지거나 밤에 숙면을 영위하기 어려운 현상이 지속된다면 수면클리닉에 내원해 정밀 검사를 받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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