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스크, ‘가격 괴리’… “1500원 비싸요” vs “남는 게 없는데...”

사진=뉴시스

 

[세계비즈=김대한 기자] “대박 나는 구조는 절대 아닙니다.”

 

정부가 12일부터 공적 마스크 제도를 폐지하고 편의점, 온라인 등 다양한 판매처에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시장공급체계로 전환했다. 물량 공급 안정화에 따른 조치다. 일찍부터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마스크 가격이 알맞게 형성되어야 하지만, 소비자와 공급업체 간의 괴리는 여전하다.

 

‘1500원’의 가격보다 더 내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마스크 업계는 난색을 표한다. 한 마스크 업계 관계자는 A씨는 ‘대호황’시기를 맞고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가격이 높게 책정된 상태에서 사놓은 ‘MD필터’의 재고량으로 여전히 마스크를 제작 중이며 지금도 수급 자체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B씨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있어서 대박이 나거나 하는 구조가 절대 아니다”며 “마스크 주요 원료 MD필터(멜트 블로운)는 지금도 비싼 값이고 여전히 수급 자체가 아주 어렵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정부의 제재로 해외 활로가 막혀있다는 점이다. 해외로 눈을 돌리려고 해도 수출 활로는 막혀있고 심지어 제대로 된 수출 기반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았다. 한 마스크 업체 대표 B씨는 “제조업체는 소재 값이 오히려 오른 상태다”고 운을 떼며 “현재까지 한국은 수출할 수 있는 기반시설도 제대로 안 돼 있다. 여기에 제재로 정부가 막으니...”라고 했다. 이는 지금 상황에선 해외 수출을 타진해야 한다는 A씨의 설명과 맥을 같이 한다.

 

수출로 이해타산을 맞춰야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도 마스크의 해외 수출은 일부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서 B씨는 “지금 해외로 수출 중인 마스크는 대부분 중국산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일명 ‘택갈이’. 우리나라 보증을 통해 해외 다시 파는 것이다. 중국산이 신뢰도가 떨어지나 보니 우리가 검표해서 다시 파는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50% 정도는 이런 방식으로 형성된 시장이다. 이마저도 해외 시장 상황이 이미 ‘레드오션’이라 수익은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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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소비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대학병원 근처의 한 약국. 구매 제한이 풀렸지만, 약국 안에는 손님 하나 없이 한가한 모습이다.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이 늘어져 있는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불과 몇달 사이에 바뀐 색다른 풍경이다. 몇 개까지 구입할 수 있냐는 물음에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원하는 만큼’이라고 잘라 말한다.

 

이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C씨는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다. KF80의 경우 50장, KF94의 경우는 70장이나 남아있다”고 말했다. ‘구매 제한’이 풀려 ‘마스크 사재기‘는 없냐는 물음에 “현재까지는 (대량 구매를 하려는 손님을) 보지 못했다”면서 “다들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 손님은 집에 각각(KF80,94)를 백장 씩 가지고 있다는 말도 했다”고 상황을 알렸다.

 

실제 지난달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하루 마스크 생산량이 최대 2000만장까지 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하루 200만~300만장)과 비교하면 5~6배나 증가했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해서 가격이 낮아지는 게 상식적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마스크 가격은 1장당 1500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하루에 한 장씩 쓴다면, 4인 가족 기준으로 하루 6000원. 일주일에 4만 2000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KF94 마스크는 개당 800원가량. 부가세와 운송비 유통 마진 등을 제외한 가장 보편화한 KF94 마스크의 원가는 300원 수준이다. 필터를 제외한 노즈클립 등 원·부자재 가격만 따지면 150원 수준이다. 소비자들은 충분한 재고 상황에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적마스크 가격을 내려달라는 내용의 청원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반면 충분한 물량에도 높은 원자재 가격, 막혀있는 수출로 기업은 여전히 답답한 상황이다. 이처럼 시장 내 형성된 ‘가격 괴리’가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기존 긴급수급조정조치 종료를 앞두고 기획재정부·조달청 등 관계부처와 마스크 가격 인하 문제를 논의했지만, 인하 결정을 내지 않았다. 시장에 맡기자는 입장이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공적 개입을 최소화해 시장의 기능을 보완하면서 K방역 선도를 위해 기업의 산업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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