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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달러 기조로 달러보험(외화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향후에 받는 보험금도 달러로 받는 보험상품으로 연금보험, 저축보험, 종신보험 등 종류가 다양하다. 하지만 투자 대상 해외채권 금리를 기반으로 만기환급금 적립이율이 결정되는 등 상품구조가 복잡해 가입할 때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판매한 달러보험은 96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70% 급증한 수치다. 또 지난달 15일까지 판매한 달러보험은 총 217억8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환율 상승 기조 등 대외경제 불확실성 확대, 높은 금리 등으로 달러보험 건수와 금액이 많이 증가 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외화보험 상품 오인 및 불완전판매에 따른 피해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는 면이 있어 금융감독원은 달러보험 가입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기 위해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의 납입과 보험금 지급이 외화로 이뤄진다는 점에서는 원화 보험상품과 동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다만, 달러보험은 계약해지 외에는 환율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방안이 없고, 해지시 환급금이 납입한 원금보다 적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환율변동에 따라 납입할 보험료가 증가하거나 받는 보험금 등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즉, 보험기간 중 환율이 상승하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증가하고, 보험금·환급금 수령 시점에 환율이 하락하면 보험금·환급금의 원화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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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환율이 1450원일 때 외화보험(월납, 10년 만기) 가입 후 만기 시점 환율이 1200원으로 하락할 경우 만기환급률은 100%로, 동일한 구조의 원화보험 가입 시(121%) 대비 2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와 더불어 해외 금리변동에 따라서도 보험금과 환급금 등이 변동할 수 있다. 외화보험중 금리연동형 상품은 해외채권 금리를 감안해 적립이율(공시이율)을 결정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금리 하락 시 해약환급금이나 만기보험금이 기대하던 수준보다 작아질 수 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 보험금 수령 과정에서 환전수수료 등 거래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보험료 납부를 위해 원화를 외화로 환전하거나 보험금수령을 위해 외화를 원화로 환전해야 하는데, 환전수수료 등으로 외화를 사는 환율(보험료 납부)은 매매기준율보다 높고 외화를 파는 환율(보험금 지급)은 매매기준율보다 낮다.
상품 내용을 잘못 알고 가입한 경우에는 청약철회제도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보험계약자는 보험증권을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 청약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특별한 사유가 없더라도 청약철회가 가능하며,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