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자도 피곤하고 소화불량까지… 담적병 의심

[정희원 기자] #방역회사에 근무하는 회사원 김모 씨(45)는 올해 초부터 코로나19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점점 피로감이 심해지지만 일이 많아 피곤한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휴가를 내보고, 영양제를 챙겨먹어도 피로는 가시지 않았다. 종합검진까지 받았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약간의 고지혈증만 관리하면 되는 정도였다.

 

이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우선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일을 하면 쉽게 탈진하고 몸이 나른해지면서 수면과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6개월이상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명칭은 1988년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에서 처음으로 제안된 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았다 해도 피로를 완전히 개선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김 씨처럼 만성피로를 의심해 건강검진을 받아도 특별한 이상이 없어 고민하는 사람도 증가세다. 이럴 경우 ‘담적병(痰積病, 담적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한의학적 개념으로 몸 속에 독소가 쌓여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증상을 말한다.

 

박지영 부천 으뜸한의원 원장은 “지속되는 만성피로와 함께 평소 소화불량 증상이 동반되는데, 각종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답답해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이럴 경우 한의학적으로는 담적병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영 부천 으뜸한의원 원장

담적병은 말 그대로 ‘담적(痰積)’이 유발하는 병증이다. 담적이란 위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남아있는 노폐물에서 발생한 독소가 위장 외벽에 쌓여 단단히 굳어진 것을 말한다.

 

담적은 위장의 연동운동을 저하시켜 만성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복통, 변비, 설사 같은 소화기증상을 유발한다. 이뿐 아니라 혈액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 두통, 불면증, 수족냉증, 옆구리통증 같은 다양한 전신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여성은 생리통을 겪기도 한다. 담적병은 이런 증상의 다양성으로 인해 담적증후군(痰積症候群)으로도 불린다.

 

이는 경락기능검사를 통한 장부균형도 및 자율신경불균형 정도파악을 필두로 진맥과 병력청취를 통해 증상 여부를 파악하게 된다.

박 원장은 담적병의 소화불량과 만성피로 증상은 상호 악순환의 관계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담적으로 인해 위장흡수력이 떨어지면 섭취하는 음식물로부터의 영양분 흡수가 제대로 안되어 몸이 피곤해지고, 몸이 피곤하면 위장 흡수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담적을 제거해주고 몸의 기력을 올려줄 수 있는 한약을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한약은 담적병 유형과 환자 개인체질에 맞게 처방돼야 효과적이다. 박지영 원장은 “증상 경중에 따라 위장과 전신 경락순환을 도와줄 수 있는 침치료와 약침치료, 온열치료 등을 주 3회 이상 병행하면 더욱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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