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정비사업 격전지는… 건설사들 “노량진·흑석 잡아라”

노량진4구역… 현대건설·대우건설 2파전
4000억 규모 흑석11구역… 8월말 시공사 선정

올해 하반기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전 최대 격전지로 동작구 노량진4구역, 흑석9·11구역이 꼽히고 있다. 사진은 현대건설 사옥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한남3구역을 끝으로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전이 마무리된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이 노량진4구역과 흑석9·11구역 등 동작구 일대 재건축·재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 지역은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반포 등 강남 지역과 비교적 가깝고 서울 내 다른 상권으로 이동하기 용이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량진4구역… 현대건설·대우건설 2파전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노량진4구역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간 2파전이 예고돼 있다. 이들 기업은 이달 초 개최된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입찰방식은 일반경쟁 입찰로 진행되며 마감은 오는 8월 17일까지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마감일 전까지 입찰 관련 서류와 입찰보증금 100억원을 조합에 납부해야 한다.

 

구체적인 제안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반기 수주 실적만 놓고 보면 현대건설이 우세하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올해 최대 규모 사업이었던 용산구 한남3구역(공사비 1조8000억원)을 비롯해 홍제3구역(1686억원), 신용산역 북측제2구역 도시환경정비(3037억원), 부산 범천1-1구역 도시환경정비(4160억원) 등 굵직한 사업을 따냈다.

 

반면 대우건설은 상반기 정비사업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5월엔 삼성물산과 맞붙은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수주전에서 69표(686표 대 617표) 차이로 석패했다. 다만 대우건설이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노량진·흑석 재개발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속단은 금물이라는 분석도 있다.

 

노량진4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227-121번지 일대 4만512.5㎡ 부지를 지하 5층~지상 30층, 11개동, 공동주택 844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공사비는 1988억5200원이다.

 

지난달 22일 마감된 1차 입찰에서는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호반건설·코오롱글로벌·금호산업·고려개발 등 총 8곳이 참여했지만 이 중 현대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7곳이 포기해 유찰된 바 있다.

대우건설 사옥

 

◆4000억 규모 흑석11구역… 8월말 시공사 선정

 

흑석9·11역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특별건축구역 건축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이 사업은 동작구 흑석동 304번지 일대를 1509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시킨다. 9호선 동작역과 흑석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지역이라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다. 게다가 서울시가 지원하는 공동주택 도시‧건축혁신 사업지라 다른 정비사업장보다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고 위험요인이 적어 건설사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있다.

 

흑석11구역 수주전엔 현대건설·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로 수주전이 벌써 과열 양상을 보이자 조합은 시공사에 조합원 개별접촉 금지안내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오는 8월 인가 작업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시공사 선정에 돌입할 방침이다.

 

◆흑석9구역, 롯데건설 빈자리 누가 차지하나

 

흑석9구역은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흑석9구역 사업은 면적9만4000㎡를 재개발해 1538가구를 짓는 정비사업으로 공사비 규모는 3800억원에 이른다. 흑석9구역 조합은 2018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서울시가 동 간격을 넓히기 위해 층수를 늘리는 롯데건설의 대안설계안을 허가하지 않아 사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결국 조합은 최근 집행부를 교체하고 롯데건설과 계약을 해지한 뒤 새 집행부를 꾸렸다. 하지만 전 집행부가 집행부 해임 총회가 무효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사업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과의 재협상도 넘어야 할 관문이다. 조합은 8월 초까지 롯데건설로부터 사업제안서 변경안을 받은 뒤 재협상에 들어갈 방침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주택사업 전망이 어두운 데다 올해 하반기엔 노량진과 흑석을 제외하면 대규모 정비사업 예정지가 없어 남은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건설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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