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커피 배달’의 시대..코로나가 탄생시킨 새 커피 문화

 

사진=뉴시스 제공.

 

[김대한 기자]  국내 커피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새 시대를 맞고 있다. 값싼 이용료와 쾌적한 공간 제공으로 사람을 모으던 풍경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젠 추억의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배달 커피’의 재등장과 함께 홈카페 등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우선 국내 커피 업계의 ‘공룡’인 스타벅스가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타벅스는 오는 27일 서울 강남구에 배달 전용 매장인 역삼이마트점을 열고 배달 시범 서비스에 나선다. 이 매장에는 고객이 머무는 공간이 없고 라이더(배달원) 대기 공간과 음료 제조공간만 있다.

 

스타벅스는 빅데이터 배달 수요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다음 달 중순 서울 강남구에 또 다른 배달 서비스 시범 매장도 문을 열 계획이다.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폭발할 때도 마지막까지 자존심을 지켰던 스타벅스다. 그런 스타벅스의 배달 서비스 행보는 커피업계의 격변기를 더 현실적으로 느끼게 한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전반적으로 마이너스 수익성을 내는 커피 업계에서도 스타벅스의 경영실적은 탄탄했다. 2019년 커피 외부감사대상 및 상장법인은 총 11기업이다. 이 중에서 스타벅스의 매출액(1조8696억원)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다. 커피업계도 마찬가지로 대면을 최소화하는 ‘언택트’는 필수가 됐고, 온라인으로 소통을 넓히는 ‘온택트’ 시장이 형성됐다. 

 

스타벅스 이외에 다른 커피전문점들도 일찍부터 새로운 수요에 응답했다. 이디야커피는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에서 가장 먼저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다른 프랜차이즈 커피빈은 지난 4월부터 시범 도입해 현재 170여 개 매장에서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디야의 경우 2019년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2개월간 배달 주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0% 신장하며 파격적인 결과를 낳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커피 문화의 변화는 ‘배달 커피’와 함께 ‘홈카페’도 급속히 발달시켰다. 최근의 ‘홈카페’는 단순히 집에서 커피만 마시는 것과 결이 다르다.

 차와 디저트 등 다양한 메뉴로 확장하고 있다. 커피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디저트,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건강차를 찾는 수요가 늘었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서도 최근 라벤더, 레몬그라스, 호박 등 기존에 없던 원재료를 앞세워 다양한 맛과 기능의 상품들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최근 열린 ‘2020서울카페쇼’에서는 홈카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제품들을 살펴보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새로운 커피 문화는 코로나19가 정복된 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고립경제가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재택근무·온라인 수업·온라인 쇼핑 등 대부분 활동을 집에서 진행한다. 따라서 비대면 소비가 익숙해진 상황이다. 배달 서비스와 같은 ‘집콕’ 문화에 적응된 개인이 과거로 돌아가기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kimkor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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