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이냐 대형이냐”… 치킨업계, ‘정반대 전략’의 승자는?

 

사진=교촌치킨은 ‘소형 매장의 중대형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세계비즈=김대한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매장 규모를 놓고 정반대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매출 1위인 교촌치킨은 중대형 매장으로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3위인 BBQ는 정반대로 초소형 매장을 늘리겠다고 했다. 서로 다른 전략에 승자는 누가될지 주목된다.

 

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소형 매장의 중대형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교촌의 이번 전략은 기존 소형 가맹점의 매장 내부 면적을 50㎡ 이상의 중대형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중대형 매장 비율을 2019년 60%에서 2025년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중대형 매장의 장점으론 더 많은 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 보통 치킨 업계에선 오후 8∼10시가 주문이 폭발하는 시간이다. 매장이 작으면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동력을 잃는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중대형 매장은 ‘주문 소화력’에 경쟁력이 생긴다.

 

현재 교촌치킨의 매장 수는 1268개로 경쟁사인 BBQ(1800여 개), BHC(1550개)보다 적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매장이 넓어지면 튀김기 등 주방 인프라를 늘릴 수 있다. 하루에 튀길 수 있는 닭 물량도 늘어나고, 피크타임에 몰려드는 주문도 감당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매출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대형 매장은 주류 판매까지 할 수 있다. 내점 손님을 맞는 홀이 커지면 덩달아 주류로 추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교촌치킨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LF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과 협업해 일부 매장에서 수제 맥주를 시범 판매하고 있다.

 

사진=BBQ의 배달 및 포장 특화매장인 BSK(BBQ Smart Kitchen). 제너시스 비비큐 제공

 

반면 BBQ는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초소형 매장인 ‘BSK’(BBQ Smart Kitchen)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게 대표적이다. BSK는 26.4∼39.6㎡(8∼12평) 넓이의 소규모 매장으로 홀 고객은 받지 않고, 배달과 포장만 전문적으로 하는 매장이다. BSK는 치킨 배달·포장에 집중하기 위해 탕·플래터(모둠 메뉴) 등 안주류와 피자 등 다른 일반 매장에서 다루는 메뉴 일부를 제외했다.

 

BBQ는 배달과 포장에만 집중해 순환율을 높여 매출을 높이겠다는 계획으로 이미 소형 매장의 성공을 경험했다. 지난해 6월 BSK 1호점을 열었고 코로나19 사태로 배달·포장 수요가 폭증하면서 성공적인 사업 모델이 됐다.

 

또한 소규모 매장은 높아지는 ‘창업 수요’에 쉽게 대응할 수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19로 치킨 창업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 소형 매장의 경우 적은 금액으로도 창업이 용이해 매장 확장에 적합하다.

 

BBQ 관계자는 “코로나 시대를 통해 배달 IT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다”며 “배달과 포장으로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젊은 층들이 BBQ 창업 문의가 빗발친다. 소형 매장의 경우 보증금 6000만 원 정도로 쉽게 도전할 수 있으며 번화가에 문을 열 필요가 없어 월 임대료 부담이 작은 것도 장점이다”고 덧붙였다.

 

kimkor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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