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메디컬에스테틱 업계, K-뷰티 타고 남미시장 주름잡다

‘성형강국’ 브라질서 성과 ‘톡톡’
보툴리눔 톡신부터 의료기기까지
메디톡스, 4년만에 40%대 점유
클래시스, 연평균 성장률 133%
우수한 성능.합리적인 제품가격
비수술 ‘안티에이징 시술’ 선호↑

[정희원 기자] 성형 강국 브라질이 ‘메이드인 코리아’ 보툴리눔톡신 제제·미용 의료기기에 푹 빠졌다. 

 

지난해 국제미용 성형외과의사협회(ISAPS) 발표에 따르면 브라질은 2019년 미국에 이어 성형수술이 2번째로 많이 이뤄지는 국가다.  현재 남미 ‘최대 마켓’인 브라질에 진출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메디톡스, 클래시스, 휴온스, 이루다 등을 꼽을 수 있다.

브라질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비수술적 안티에이징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브라질, 외과적 성형보다 ‘쁘띠’ 강세

 

2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보고에 따르면 브라질 젊은층의 성형 수술은 세계 1위 수준이다. 기존에는 체형성형·코성형 등 외과적 수술에 대한 수요가 높았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연간 약 500만 건의 미용시술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강세는 단연 필러와 보톡스다. 코트라에 따르면 브라질 사람들이 선호하는 미용 시술 1위는 필러다. 이어 보톡스, 필링(박피), 레이저 시술, 실리프팅 순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 브라질 론칭 4년만에 보툴리눔 시장 40% 점유

 

이같은 상황에 한국산 메디컬 에스테틱 제품이 부상하고 있다. 국내 관련 기업들은 보톡스·필러·레이저 리프팅 의료기기 3대장 중 각자 특화된 요소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는 중이다.

 

가장 먼저 남미 시장에서 안착한 기업은 메디톡스다. 2007년 볼리비아를 시작으로 중남미 15개국에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히알루론산 필러를 수출하고 있다.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은 브라질 시장에서 출시 4년 만에 시장점유율 40%대를 달성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메디톡신이 브라질 의사들 사이에서 소위 ‘핫한 제품’으로 부상한 것은 우수한 제품력뿐 아니라 국내에서의 높은 점유율이 큰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지에서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의 강자로 여겨지는 한국 의사들이 많이 쓰는 제품이면 신뢰할 수 있다’는 믿음이 매출로 이어진 셈”이라고 했다.

 

메디톡신의 남미 진출 성공 이후 브라질로 수출되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부쩍 늘었다. 휴젤, 휴온스, 대웅제약 등도 브라질 행으로 판로를 넓혔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수출국 톱5에 든다.

 

◆브라질 업계 라이징스타 클래시스… 연평균 133% 성장

 

최근 브라질에서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또 다른 메디컬에스테틱 기업으로 ‘클래시스’를 들 수 있다. 이 곳 효자상품은 하이푸 리프팅 기기 ‘슈링크(수출명 울트라포머)’다. 고강도 집적 초음파를 통해 노화를 유발하는 피부 속 근건막층에 자극을 일으켜 피부를 리프팅하는 기기다.

브라질의 나야네 브라가 아이다르 피부과 전문의가 슈링크 시술에 나서고 있다. 사진=클래시스

클래시스는 2017년 브라질 진출 첫해 17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42억원, 2019년에는 무려 9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평균 성장률 133%로 폭발적인 성적이다. 지난해 매출은 92억원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감안했을 때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클래시스 관계자는 “브라질은 클래시스의 약 60개 수출국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는 국가”라며 “작년 2분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셧다운을 겪어 마케팅 등에 제약이 생겼지만, 이내 빠른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서는 ‘슈링크’로 대표되지만 브라질에서는 바디시술에 대한 수요도 높다. 울트라포머3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기반으로 후속제품인 바디케어 장비 클라투 알파·울핏·사이저 등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밖에 이루다의 RF고주파 리프팅기기 ‘시크릿RF’가 최근 브라질 시장 안착에 성공, 주목받고 있다. 루트로닉도 이미 수년 전 브라질 진출을 마쳤다. 

 

◆호감 상승 포인트는 ‘한국식 서비스’

 

국내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들의 브라질 진출은 최근 5년간 급격히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른 시간에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 배경으로 ‘우수한 성능’, ‘합리적인 제품가격’, ‘친절하고 빠른 한국식 서비스’를 든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메디컬에스테틱 제품들은 전통 미국·유럽 제품들에 비해 가격은 합리적이면서도 성능 면에서 차이가 없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이뿐 아니라 제품 교육, 임상 자료 지원 등 사후 서비스가 투철해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며 국산 브랜드 가치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남미 지역에서 비수술적 안티에이징 시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기존 ‘콧대 높은’ 글로벌 기업들은 남미 시장을 소흘하게 생각했던 게 사실”이라며 “덕분에 국내 기업들이 틈새 시장을 선점하게 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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