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힘찬병원이 로봇수술 시스템 도입 2년 만에 로봇 인공관절수술 1만례를 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최선이자 최후의 치료법으로 여겨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는 2020년 한 해만 12만건의 수술이 이뤄질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기존 인공관절수술로도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지만 2~3년전부터 로봇수술이 국내에 본격 도입되면서 힘찬병원의 경우 무릎 인공관절수술 환자 중 80% 이상이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병원 측은 7개 지점에 총 11대의 로봇수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수술의 정확도와 성공률을 1%라도 더 높이기 위해 기존 인공관절수술에 로봇시스템을 접목하게 됐다”며 “작년 말 기준 누적 14만례에 달하는 무릎 인공관절수술 경험을 가진 숙련된 전문의와 정밀한 계측이 가능한 로봇시스템이 더해져 수술의 완성도를 높였고, 환자들의 만족도도 좋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수술과 일반수술 환자 각각 50명씩 총 100명(평균 나이 70세)을 대상으로 비교조사한 결과, 출혈량과 다리 교정 각도 등에서 로봇수술이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수술 후 헤모박(피주머니)을 통해 배출되는 출혈량은 로봇수술(215.2㎖)이 일반수술(319.4㎖)에 비해 약 32.6%나 적었다.
휘어진 다리의 교정 각도는 로봇수술은 수술 전 10도에서 수술 후 1.8도로, 일반수술은 수술 전 10.3도에서 수술 후 3.3도로 측정돼 로봇수술이 1.2도 더 바르게 교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술 평균 10일 후 관절가동범위(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최대 범위)도 로봇수술이 일반수술에 비해 약 7도 가량 더 컸다.
로봇수술 도입 초기에 가장 큰 단점은 수술시간이었다. 수술 전 입력된 사전정보와 실제 관절상태를 확인하는 작업 때문에 일반수술보다 10~20분 정도 더 소요됐기 때문이다.
이정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은 “수술시간이 길어지면 환부가 공기에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10개월 간격으로 수술시간 변화를 조사해보니 각각 61.1분, 54.3분, 47.5분으로 20개월 만에 14분 가량이 단축됐다. 현재는 일반 일반수술 시간(평균 50분 소요)과 비슷한 수준으로, 1만 건의 로봇수술 임상경험이 쌓이면서 수술시간을 단축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로봇 인공관절수술로 출혈량이 줄고, 다리 교정각도나 관절가동범위가 커져 환자가 느끼는 만족도 역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 인공관절수술 후 1년 이상 경과한 환자 1127명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통증감소(49%)와 정상보행(27%)에 가장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용 통증척도(NRS∙Numeric Rating Scale)를 활용해 통증 정도를 조사한 결과, 수술 전 평균 8.3이었던 무릎 통증 수치가 수술 후 평균 1.5로 현저히 낮아졌다. 개인차는 있지만 NRS기준으로 통증이 없는 것을 0, 가장 극심한 통증을 10으로 할 때, 통상 4이하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수술 전후 보행가능 시간과 거리를 비교해보니, 수술 전에는 환자의 42.1%가 5분 정도(집주변 약 100m) 보행에 불과한 반면, 수술 후에는 환자의 88%가 20~30분 이상(약 1km) 보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술 전에는 지팡이나 보행기에 의지해야만 보행을 할 수 있는 환자가 11.1%나 달했지만, 수술 후에는 지팡이나 보행기를 의지해야 하는 경우는 1건도 없었다.
이 밖에도 로봇수술은 환자뿐 아니라 의사들의 만족도 또한 높게 나왔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로봇수술의 장점으로 정확도(32%), 인대균형과 다리축(24%), 수술전 계획(23%), 출혈 적고 빠른 회복(21%)등을 들었다. 조사에 참여한 의사들은 한결같이 “이 모든 요소는 수술의 성공률과 직결된다. 동료의사들에게 로봇수술을 적극 권하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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