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오현승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총수신 잔액이 70조원 중반대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기와 맞물려 은행 수신 상품의 매력이 높아진 데다 제휴 상품 출시, 금리보장서비스 등으로 수신 고객 유치 노력을 지속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총수신은 33조 18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말 대비 3조 1547억원(10.5%) 늘었다. 특히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은 59.8%로 6개월 새 1.5%포인트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요구불예금은 19조 9000억원으로 2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올해 7월말 기준 이 중 ‘26주적금’의 누적 신규 좌수는 1000만좌를 넘어섰다. 약 6개월 간 매주 납입액을 자동으로 높여가는 구조의 적금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마트, 마켓컬리, SPC, 오늘의집 등 주요 제휴사와 진행한 ‘26주 적금’ 등을 통해 가입자에게 차별화된 혜택과 새로운 적금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총수신 중 모임통장의 비중은 13.9%까지 커졌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총수신은 11조 3175억원에서 12조 1780억원으로 8605억원(7.6%) 늘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6일 ‘코드K 정기예금’ 1년 이상의 금리를 종전 대비 0.5%포인트 올린 연 3.5%로 책정하는 등 앞으로도 은행권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예금자가 수신 상품을 가입한 지 14일 내에 해당 상품 금리가 오르면 자동으로 인상된 금리를 적용하는 ‘금리보장서비스’를 지난해 12월 도입하기도 헀다. 금리보장서비스는 해지 후 재가입이라는 불편함 없이 자동으로 인상된 금리를 적용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토스뱅크의 6월말 기준 총수신은 28조 4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출범 때부터 입출금통장에 연 2% 금리를 제공한 공격적 영업전략이 수신 확보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토스뱅크의 수신액은 8월말 기준 26조 4000억원으로 두 달 새 2조원가량 줄었다. 여타 은행들이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50bp 인상) 등에 따라 수신 금리를 올린 반면, 토스뱅크의 수신 금리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경쟁력이 떨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신액 증감 흐름보다 예대율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대율은 수신액 대비 여신액 비율로 은행 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예대율이 높으면 대출이 과도하다는 의미고, 반대인 경우는 제대로 돈을 굴리지 못해 대출을 통한 수익보다 예적금 이자 지급에 따른 부담이 더 크다는 뜻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의 예대율은 80.8%, 71.7%였다. 다만 출범 초기인 토스뱅크의 6월말 기준 예대율은 15.1%, 지난달 말 기준으로도 24.1%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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