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생후 14일부터 시작되는 영유아검진은 성장 속도가 빠른 아이들이 제대로 발전하고 있는지, 신체적으로 질환 등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조기 발견해 조치하기 위해 이뤄진다.
과거와 달리 자녀를 많이 낳지 않은 국내에서는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려는 일념 하에 영유아검진도 빼놓지 않고 제 때 받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영유아검진을 반복해서 받으면서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계속 듣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느슨해져 영유아검진을 미루거나 아예 건너뛰는 보호자들도 생기기 마련.
최정윤 천안 앙즈로여성병원 원장은 “혈액 검사나 소변 검사를 기본으로 진행하는 성인들의 건강검진과 달리 영유아검진은 보호자의 역할이 크다”며 “보호자가 문진표, 발달검사 평가지 등을 직접 작성해야 하는데 그 내용에 따라 의사의 판단이 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선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문진표와 발달검사 평가지를 꼼꼼하게 작성해야 하지만 문항이 많고 내용도 까다로운 탓에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은 후에야 부랴부랴 작성하는 보호자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아이의 발달 상태에 대해 객관적으로 기술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게 최 원장의 설명이다. 평소 아이와 함께 직접 평가 항목을 수행한 후 실제 능력을 바탕으로 기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정윤 원장은 “보호자의 기억이나 판단에 의존하여 작성한다면 큰 오차가 생길 수 있다. 영유아검진을 진행하려는 병원에서 미리 자녀의 연령에 맞는 문진표와 발달검사 평가지를 받아오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서류를 다운 받아 작성해가는 편이 권고된다”고 조언했다.
급적 영유아검진을 진행하는 병원과 평소 아이가 아플 때 가는 병원을 일치시키는 것도 필수. 아이가 아플 때 동네 소아과에 가면서 영유아검진만큼은 대도시에 있는 큰 병원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나, 평소 아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병원을 통해 영유아검진을 진행하는 편이 상담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영유아검진 시 아이를 주로 양육하는 보호자가 동행하는 편이 좋다는 게 최 원장의 설명이다. 요즘에는 맞벌이 가정 등이 늘어나면서 아이의 부모라 하더라도 주양육자가 아닌 경우가 많은데 정확한 상담을 위해서는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아이의 섭생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주양육자, 예컨대 할머니 등과 동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정윤 원장은 “영유아검진은 총 8회 진행하는데 아이의 발달 과정에 따라 평가 항목이 다르다”며 “영유아검진은 아이에게 건강의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 외에도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목적이 크기 때문에 평소에 아이에게 별다른 건강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제 때 꼬박꼬박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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