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힘찬병원, 이동찬·허준영 원장 초빙… ‘척추 비수술치료’ 강화

척추질환, 대부분 퇴행성 질환
수술 필요한 경우 5%에 그쳐
비수술 치료받은 요통환자 80% 통증 호전

(왼쪽부터)허준영·이동찬 원장이 9일부터 부산힘찬병원에서 진료에 나선다.

[정희원 기자] “척추질환 환자에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에 그칩니다. 지역민에게 보다 양질의, 섬세하고 정확한 비수술적 치료를 선보이겠습니다.”

 

부산힘찬병원이 9일부터 서울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이동찬 원장과 허준영 원장을 특별 초빙해 진료에 나선다.

 

병원 측은 서울지역 신경외과 전문의들의 합류를 통해 최근 척추치료의 트렌드로 떠오른 비수술치료에 힘을 주며 척추클리닉 강화를 도모한다고 설명했다.

 

김태균 부산힘찬병원장은 “상대적으로 척추수술을 많이 시행하는 지방과는 달리 최근 들어 척추치료의 트렌드가 비수술적 치료로 바뀌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발 빠르게 움직여 수도권과 지방간의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환자들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9일, 부산힘찬병원 척추클리닉을 찾았다. 신경외과 전문의 이동찬 원장과 허준영 원장을 만나 대표적인 척추 비수술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대표적인 허리질환,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척추질환은 현대인들의 고질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인구의 80% 이상은 한번쯤 요통을 겪을 정도로 흔한 ‘국민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척추질환 환자수는 약 925만명으로, 2017년 약 863만명에 비해 7%가량 증가했다.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질환은 대부분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 몸을 지탱해주는 척추의 순수 무게는 약 2kg 남짓. 고작 2kg의 척추가 약 20배 이상의 체중을 지탱하하는 셈이다.

 

기계를 오래 쓰면 닳는 것과 마찬가지로 척추 역시 세월이 흐르면서 피로도가 쌓이며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된다. 대표적인 허리질환으로는 충격을 흡수하는 추간판이 튀어 나와 신경을 누르는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척추 주변 인대와 뼈가 두꺼워지며 신경을 압박해 유발되는 ‘척추관협착증’을 꼽을 수 있다. 모두 신경이 눌리며 통증이 생긴다는 데서 공통점이 있다.

이동찬 원장이 비수술적 치료에 대해 설며앟고 있다.

이동찬 부산힘찬병원 척추클리닉 원장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은 우선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해보고, 회복이 되지 않으면 비수술치료를 하게 된다”며 “그럼에도 호전이 없다면 그 후에 전문의와 면밀한 상담을 거쳐 수술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한 치료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목동힘찬병원에서 15년간 근무하는 동안에도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이 제법 많은 편이었다”며 “부산, 울산, 영남 지역에서 서울까지 많이 오셨다. 주로 주변 다른 환자분들의 소개로 많이 찾아주셨다. 이제 직접 지역에서 더 가까이 진료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비수술적 치료는 다양한 질환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 디스크·협착증·척추 전방전위증·수술 후 통증·척추압박골절 통증 조절에도 쓰인다.

 

◆척추질환, 또 하나의 치료옵션 ‘비수술치료’

 

‘허리 아프면 수술해야 한다’는 통념과는 달리 실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10%이내다. 이 원장은 “목동힘찬병원에서 근무하던 시기에는 전체 척추질환자의 10% 이하, 100명 중 10명 정도만 수술을 받았다”며 “우리는 2차병원이다보니 지역 1차병원보다 수술이 많은 편임에도 5~10%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척추질환은 퇴행성 질환이다. 허준영 부산힘찬병원 척추클리닉 원장은 “퇴행성질환은 노화될수록 약해지는 만큼, 노화가 진행되는 것을 최대한 막고 통증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며 “치료 원칙은 처음에는 최대한 약물·물리·운동 치료 등 적극적인 보존치료에 나서고, 조절이 어려우면 주사 치료를, 나중에는 시술로 이어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어떤 때일까. 허 원장에 따르면 대소변 장애가 있는 경우, 감각 이상이 있는 경우, 6주 이상 치료를 해도 낫지 않고 반복적으로 극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척추질환은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치료를 통해 회복이 가능하다.

 

비수술적 치료는 대체로 약물을 주사하는 주사 치료와 카테터를 활용하는 치료로 나뉜다.

 

허준영 원장은 “주삿바늘이 닿지 않는 부위에 도달하거나, 주사가 하기 어려운 치료를 절개 없이 수행하는 게 시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막외 유착박리술’을 통해 차이점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척추의 유착 자체가 통증을 일으킨다는 논문이 많이 나와 있다. 이럴 경우 유착을 정돈하는 게 필요하다. 카테터를 활용해 유착을 제거하는 ‘유착박리’ 과정이 들어가는데, 이는 주사가 수행할 수 없는 기능이다.

허준영 원장이 허리통증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삿바늘 닿지 않는 곳까지... 섬세한 비수술적 치료

 

이와 관련 대표적인 척추질환의 비수술치료법으로 ‘신경근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을 들 수 있다. 시술시간이 짧고, 절개 과정이 없어 시술 후 통증이 적어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

 

신경근차단술은 국소마취 하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가닥을 타깃해 주사로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완화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며, 혈류를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약 5분 정도 소요된다.

 

신경성형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에 약물을 주입,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다. 국소마취 후 꼬리뼈 부위에 지름 1mm의 초소형 카테터를 삽입, 손상 부위를 찾아 고농도 생리식염수 등으로 염증 부위를 씻어주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물을 병변 부위에 직접 투입한다. 이는 신경 주변의 유착을 박리하고 좁아진 신경관을 넓혀줌으로써 약물이 신경 주위에 더 잘 퍼져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술시간은 10분에서 15분 내외.

 

하지만 꼬리뼈부터 척추의 손상부위까지 가느다란 관을 삽입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기술이 필요해 반드시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두 사람의 설명이다.

 

이들 치료는 모두 씨암(C-ARM)이라는 특수영상장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를 확인하면서 병변 부위에 정확하게 약물을 투여하며 치료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

 

다만, 척추불안정증, 전방전위증이 있거나 척추관협착증이 심한 경우, 척추수술을 한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악화된 경우, 척추수술 후 통증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어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본인에게 맞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준영 원장은 “비수술치료와 함께 프롤로 주사치료를 병행하면 통증 관리에 더 용이하다”고 말했다.

 

프롤로 주사는 통증 원인 부위에 인위적으로 염증 반응을 유도, 인체의 자가 치유 원리를 이용한 치료다. 손상된 인대와 힘줄을 재생시키고 강화해 척추 통증의 재발을 방지한다. 목동힘찬병원의 조사 결과 비수술치료와 함께 프롤로 주사치료를 순차적으로 병행한 환자들에게 통증 개선의 효과가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원장은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요통 환자에게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을 시행하면 80% 이상 통증이 호전될 정도로 그 자체로도 효과가 좋은 편”이라며 “비수술적 치료의 시술 과정은 간단해 보이지만, 정확한 통증 부위에 적정 용량을 주입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어 시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의료진의 진단 아래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동찬 원장은 척추질환이 대부분 퇴행성으로 발생하는 만큼, 자신의 상태를 잘 파악하는 주치의를 두고 추적하며 진료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퇴행성 척추질환은 노화가 오면 재발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질환”이라며 “치료의 관건은 아프지 않고 건강한 상태를 오래 가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퇴행성 질환은 지역에서 가까이 처음부터 자신의 상태를 돌봐온 의사로부터 치료받는 게 유리하다”며 “이와 함께 근육 관리를 강조하고 싶다. 근육이 튼튼할수록 척추를 더 건강하게 오래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척추 부담과 직결되는 체중 관리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ap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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