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면서 추위로 인해 어깨를 웅크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목과 어깨에 힘을 잔뜩 준 상태가 장시간 이어지면 어깨 근육이 긴장하고 굳어지면서 어깨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일시적인 통증이라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나아지기도 하지만 며칠 동안 어깨통증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닌 어깨질환일 수 있어 정형외과에 내원해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오십견을 들 수 있다. 이는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어깨 통증과 운동 제한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50대 전후에 많이 발병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20~30대에서도 잘못된 자세, 운동 부족, 외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젊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오십견은 팔이 안 올라가는 등 관절운동 범위에 제한이 생기는 게 특징이다. 수개월간 서서히 통증이 나타나며 점점 악화된다. 또 밤에 유독 통증이 심해 옆으로 누워 자는 등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통증이 악화되면 팔을 어느 방향으로도 들어올리기 힘들어 머리 감기, 옷 입기, 팔을 뒤로 돌려 뒷주머니 속 지갑 꺼내기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오십견은 꽤 오랫동안 증상의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잠시 통증이 줄어드는 시기가 있는데 이를 자연 치유된 것이라 생각하고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증상이 만성화 될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 통증 완화와 함께 기능을 정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부분 오십견 치료 시 수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 중증 단계가 아닌 경우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통해 염증을 줄이고 운동, 물리 치료를 통해 어깨 주변 근육을 강화해 운동 범위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6개월에서 1년 이상 보존적 치료를 지속했음에도 통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관절을 풀어주는 브리즈망 관절수동술이나 심할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영석 은평 성누가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자연 치유되는 질환으로 생각하여 적절한 치료나 생활습관 개선 없이 방치할 경우 오십견 증상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오십견과 함께 석회화건염, 회전근개 파열 등 다른 어깨 질환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며 초음파, MRI 검사 등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동반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겨울철 찬바람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 쓰고, 어깨에 무리가 되는 동작은 피하고 스트레칭을 틈틈이 해 근육을 이완시키고 유연성을 길러주는 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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