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의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프리즘(PRISM)’ 전략을 통해 ESG 실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RISM은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철학인 ‘더블보텀라인(DBL; Double Bottom Line)’과 궤를 같이 하면서도, SK하이닉스의 포트폴리오에 최적화된 ESG 전략이다.
최태원 회장의 지론이기도 한 DBL은 경제적가치(EV; Economic Value)와 사회적가치(SV; Social Value)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 회장은 지난 2021년 신년사에서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며 전사적으로 DBL과 연결되는 SV 목표 구체화를 주문한 바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중장기 로드맵인 ‘SV 2030’을 수립, 환경·동반성장·사회안전망·기업문화 등 4개 영역에서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를 선언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국내 기업 최초로 가입한 RE100(Renewable Energy 100;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의 단계별 이행 계획도 설정했다.
이후 지난해 7월 SK하이닉스는 SV 2030에서 한 발 더 나아간 ‘PRISM’ 전략을 수립하며 목표 달성에 힘을 쏟고 있다. PRISM은 SK하이닉스는 기존 SV 2030에서 수립한 목표를 모두 포괄하면서도, ESG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새로운 요구까지 폭넓게 수용한 ESG 전략 프레임워크(Framework)다.
PRISM의 각 글자는 ▲P(Pursue; 추구하다) ▲R(Restore; 복원하다) ▲I(Innovate; 혁신하다) ▲S(Synchronize; 동기화하다) ▲M(Motivate; 동기를 부여하다)을 의미한다. 순서대로 DBL을 근간으로 더 밝은 미래를 추구하고, 환경을 복원해 지구를 지키고, 미래를 생각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갖추고, 파트너들과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며,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동기부여를 한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이 중 Restore, Innovate 측면에서 친환경 분야의 목표를 설정해 뒀다. 우선 SK하이닉스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ESG경영위원회 산하에 탄소관리위원회를 신설했다. 제조·기술 담당 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탄소관리위원회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 에너지 절감 및 재생에너지 조달 등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실무 조직으로 구성돼 있으며, 그 추진 경과를 ESG경영위원회에 보고한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 및 기회 요인과 그로 인한 재무적 영향 분석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후변화협의체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PRISM 전략에 따라 우선 Scope 1&2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배출량 집약도는 2026년까지 57%를 감축하고, 에너지 절감 누적 3000GWh, 재생에너지 사용률 33% 수준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다량으로 사용되는 자원인 수자원과 관련해서도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수자원 절감량 누적 6억톤 달성, 2026년까지 취수량 집약도 35% 감축한다는 목표를 수립했으며, 폐기물 매립 제로(ZWTL) 골드(Gold) 등급 달성도 추진한다.
아울러 불화가스와 같은 공정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40% 감축하고, 공정가스를 분해하는 스크러버는 꾸준히 개선해 처리 효율을 9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를 위해 물을 사용하지 않는 워터 프리 스 크러버를 지속적으로 추가 설치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스크러버에 질소산화물 저감 시설(De- NOx) 25대, 암모니아 저감 시설(De-NH3) 6대를 추가 설치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2020년 대비 74% 수준으로 감축하기도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진희 기자 purpl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