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의 생리는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생리량이 너무 많이 늘었거나 혹은 생리가 중단됐거나 통증이 일반적인 생리통이 아니라면 자궁난소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가장 우려해야 할 자궁난소질환은 자궁근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자궁근종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37만7천명에서 2021년 60만7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자궁근종은 많은 경우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위치나 크기에 따라 조금씩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근종이 자궁내막 안에 있다면 생리통과 생리과다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커진 근종이 방광을 누르면 빈뇨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기경도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에 따르면 최근 20대 초중반에도 5~6㎝의 자궁근종이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를 모르고 방치했다가 임신을 원할 때 근종이 8~10㎝로 커지면 난임 및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임신 계획이 있다면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자궁근종과 함께 조심해야 할 질환으로는 자궁내막증이 있다. 자궁내막증은 심한 생리통을 동반하고 증상이 심할 경우 난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이외의 다른 곳에서 증식하는 질환이 자궁내막증은 가임기 여성 중 약 10~15%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기 여성의학센터장은 자궁내막증의 치료와 관리가 자궁근종보다 더 힘들다고 말한다.
그는”자궁내막증은 병변 제거와 함께 주변 장기와의 유착까지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며”질환이 어느 곳에 자리잡았는지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치료법 위주의 치료보다는 정밀검사와 다학제진료를 통해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개인별 맞춤 진료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궁내막증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 비수술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는 디에노게스트 성분 등의 약물을 통해 혈중 호르몬 농도를 조절하여 증상을 경감시키는 방법이다.
비수술치료인 경화술은 난소의 내막종 부위에 알코올을 넣어 그 부위만 경화시키는 방법으로 난소 손상을 최소화하지만 주변의 유착까지는 치료하기 힘들다. 따라서 자궁내막증 증상이 심하거나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혹은 난소낭종 파열 등 급성 증상이 나타나면 표준 치료인 수술을 시행한다.
자궁내막증 수술은 주로 복강경수술 또는 로봇수술로 가능하며 자궁내막증 병변과 함께 유착된 부위를 함께 제거한다. 하지만 자궁내막증은 재발이 흔해서 지속적인 추적관리가 필요하다.
기경도 여성의학센터장은 “자궁난소질환은 다양한 치료 가능성을 열어두고 물리적 제거 유무와 접근 방식, 치료 가능한 범위, 회복 기간 등 환자 개개인의 상태 및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을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