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통과하지 못하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감을 표시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 예타 통과 실패를 놓고 유감을 표시하며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 숙원 사업이자 서북부 주민들의 염원이었던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지 못해 깊이 유감스럽다”며 “그러나 이는 좌초도 아니고 좌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은평 뉴타운을 비롯해 서북권 서울시민의 교통편의 증진을 위해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업을 중단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대안 노선도 검토하겠다”며 “서울시의 수도권 교통 정책 노하우를 모두 집약하고 기재부·국토부는 물론 지역과도 긴밀히 협력해 시민들의 요구와 사업성을 모두 만족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김미경 은평구청장도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 구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희망 고문 속에 10년이 넘도록 기다려왔다”며 “본 사업은 대통령과 서울시장의 서부권 대표 공약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평구는 기획재정부와 국토부, 서울시에 주민 30만명 서명부를 전달하고 관계기관 장관과 면담하는 등 노력을 경주했다”며 “조기 착공 촉구 주민결의대회를 개최하며 주민의 염원을 관철시키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국책사업으로 진행하는 국립한국문학관과 서울혁신파크 부지개발 등 대규모 시설도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라 신분당선 연장이 절실했다“며 “그렇기에 깊은 고려 없이 경제성 논리에만 함몰된 결과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서울시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용산∼삼송) 사업은 기존 신분당선(광교∼용산)을 용산에서 고양시 삼송까지 연장하는 내용이다. 연장 19.38㎞, 10개 역사로 구성된 광역철도로 추진됐다.
서울시는 수도권 서북부 지역과 서울 도심 직결, 통일로의 교통혼잡 완화, 강남·북 간 지역 균형발전을 근거로 노선 연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
시는 2021년 7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이 사업이 포함돼 확정되자 2021년 10월 기재부에 예타를 신청했다. 이후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PIMAC)에서 작년 1월부터 예타를 수행했다.
예타 결과 경제성 분석(BC)은 0.36, 종합평가(AHP)는 0.325로 모두 기준점(BC 1점, AHP 0.5점)보다 낮게 나왔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와 3호선과의 노선 중복, 신분당선 용산∼신사 구간의 사업추진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GTX-A 개통을 앞둔 시점에서 2조원이 넘는 비용의 투자 우선순위 문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서울시는 분석했다.
이번 결과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용산∼삼송) 사업은 기존 노선대로 추진하지 못하게 됐다.
시 관계자는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지역 주민과 사업성을 모두 만족하는 대안 노선을 검토·발굴해 새로운 노선으로 사업을 재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