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느는데 정비사는 없다?’
전기차가 글로벌 대세로 떠올랐지만 사후 관리를 위한 정비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13일 영국자동차산업협회(IMI)에 따르면 2032년까지 영국에서 전기차 정비사 2만5000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영국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한 유럽연합(EU)보다 5년 빠른 2030년부터 휘발유와 디젤차 판매를 금지한다.
미국노동통계국(BLS)은 2031년까지 전기차 수리와 충전기 설치를 위한 정비사가 연간 8만명 이상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호주도 2030년까지 9000명 전기차 기술자가 부족할 수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와 전장이 핵심 부품인 만큼 전문 정비 인력이 절실하다. 그러나 늘어난 수요에 비해 정비 인력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업계는 정비 인프라가 제때 제공되지 못할 경우 전기차 수리 비용은 더 오를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미국에서 전기차 수리 비용이 내연기관차보다 963달러(약 127만원), 캐나다에서 1329달러(약 129만원) 더 비쌌다는 미국 보험업체 통계도 있다. 이에 완성차업계는 서비스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정비 체계를 갖추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지난해 자사 전동화 마스터 인증 프로그램을 신규 도입한 현대차는 올해 정부와 함께 친환경차 전문 정비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업무 협약을 맺었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훈련 과정 전반을 총괄하면 현대차가 훈련 과정 설계와 강사에 대한 보수 교육을 실시하는 구조다. 현대차의 공식 서비스센터인 블루핸즈가 지역별 채용 수용을 파악하고 훈련 수료생을 채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2025년까지 전국의 모든 블루핸즈에서 전기차 정비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수입차업계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아우디코리아가 나서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현재 운영 중인 전국 77개 서비스센터 중 59곳에 전기차 정비를 위한 시설과 전문 정비사를 배치했다. 또 전문대 자동차학과 졸업반 학생을 대상으로 전기차 정비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아우디코리아는 자사 전동화 로드맵에 맞춰 전기차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고전압 배터리 수리가 가능한 서비스센터 14곳을 추가할 방침이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