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갑자기 붓거나 걸을 때 통증이 발생하는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의심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가 심부정맥혈전증이다. 이는 하지 정맥혈의 정체로 인해 심부 정맥에 혈전이 발생한 질환이다.
심부정맥혈전증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있다. 바로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경우다. 사무실에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일하거나, 비행기 이코노미석에 앉아 수시간을 이동하는 경우 발생하기 쉽다. 또 거동이 불편하여 오래 누워있어야 하는 환자도 마찬가지다.
심부정맥혈전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하지 부종 및 걸을 때 나타나는 통증이다. 이뿐 아니라 피부색이 바뀔 수 있고, 혈전증이 유발된 정맥 방향을 누를 때 통증이 있거나 피부에 혈관이 만져지기도 한다.
문제는 질환으로 인해 나타난 혈전이다. 혈전은 피가 굳어서 뭉쳐진 덩어리인데, 이 혈전이 혈관을 막게 되면 심장, 뇌와 같은 신체 주요 조직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폐동맥색전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
심부정맥혈전증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혈전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약물을 이용하는 항응고치료다.
약물은 비타민K 길항제(와파린), 노악(NOAC) 등을 사용한다. 이들 약물은 혈전을 서서히 녹여가며 치료하는 방법이다. 치료 기간은 수 주에서 수 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
항응고치료로 증상 개선이 어렵거나 혈전을 빠르게 제거해야 하는 경우에는 또 다른 치료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바로 혈전용해치료다. 혈전을 녹이는 성분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기간은 빠르게 단축할 수 있지만 출혈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혈관이 좁아져서 혈전이 발생했거나, 뼈나 다른 혈관에 의해 외부에서 눌려 혈액이 정체되어 있다가 혈전이 생긴 경우도 존재한다. 이때는 좁아진 혈관을 넓히기 위해 스텐트 삽입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최찬중 을지로 초이스외과의원 원장은 “심부정맥혈전증을 예방하려면 장시간 같은 자세를 피해야 한다”며 “장시간 비행 중이라면 기내에 가만히 앉아 이는 것보다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증상이 발견되었을 때는 곧바로 병원에 내원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치료가 잘 되어도 종종 후유증을 남기곤 하기 때문에 빠르게 치료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