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후 무릎통증, 반월상 연골판 파열 등 관절 손상 의심해야

‘등산의 계절’ 가을을 맞아 산을 찾는 이들이 많다. 등산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으며 기분 전환까지 가능한 운동이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산을 타거나 체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진행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등산 시 다치기 쉬운 부위는 단연 ‘무릎’인데, 등산을 주로 즐기는 장년층 이상의 연령대는 퇴행성 변화로 관절이 약해진 상태이므로 작은 충격에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무릎 부상은 산을 오를 때보다는 내려올 때 발생할 위험이 크다.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산을 내려오려고 무리하게 속도를 내거나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리막길에서는 무릎에 걸리는 하중이 평소의 몇 배로 늘어나 특별히 넘어지거나 하지 않아도 무릎 관절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져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무릎 속 다양한 구조물 중 반월상 연골판은 반복되는 충격에 의해 쉽게 손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월상 연골판은 반달 모양의 연골 조직인데, 외측과 내측에 각각 하나씩 위치하여 2개가 한쌍을 이룬다. 관절 사이에서 뼈의 손상을 막아주고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 분산하는 일종의 완충 작용을 한다. 나이가 들면 외상을 입지 않아도 연골 조직 자체가 약해져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기 쉬우며 등산 등 운동을 하며 무릎을 살짝 삐끗하기만 해도 크게 파열될 수 있다.

반월상 연골판은 어느 정도 손상되어도 무릎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부상을 입은 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기 쉬우나,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 범위가 넓어져 무릎을 마음대로 펴고 접을 수 없는 ‘잠김’ 현상이 나타나게 되며 나아가 연골 조직 전반의 소실을 촉진하여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 의심된다면 초기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되면 무릎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무릎을 움직일 때 내부에서 뭔가 걸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무릎 관절 안에 물이 차는 느낌과 함께 부종이 발생하고 걸어가다가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지며 자기도 모르게 관절이 구부러지는 불안정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한동규 의정부 성모튼튼마취통증의학과 대표원장은 “고령층을 괴롭히는 퇴행성 관절염은 염증 등으로 인해 연골 조직이 손상되며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라며 “이 질환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 때문에 생기기도 하지만 관절 내 연골 손상을 제 때 치료하지 않아 발생하기도 한다. 20~30대 젊은 층이라 하더라도 반월상 연골판 파열 등 부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이른 나이에 관절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무릎통증을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반월상 연골판 파열은 파열 부위의 범위나 위치 등을 고려해 치료한다. 일상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경미한 손상이 발생한 경우, 수술 없이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통증을 가라앉히고 염증을 제거하기 위해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를 진행할 수 있으며 체외충격파, 프롤로테라피 등을 통해 조직의 증식을 꾀할 수 있다. 물리치료와 운동 치료로 관절 주변의 근력을 강화하면 무릎 부상을 예방하고 관절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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