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XR 시장, ‘비싼 가격·콘텐츠 부족’ 해결해야

애플 ‘비전 프로’ 이미지. 애플 홈페이지

IT·전자 업계에서 첨단 헤드셋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메타(전 페이스북)가 ‘퀘스트3’ 출시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자 더욱 관심이다. 퀄컴 XR(확장현실) 전용 칩을 적용해 몰입감을 향상시켰으며 콘텐츠 500건 이상을 담았다. XR은 VR(가상현실)·AR(증강현실)·MR(혼합현실)을 합친 개념이다. 시공간 제약 없이 가상의 공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업계는 스마트폰·태블릿 PC에 이어 첨단 헤드셋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여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XR 헤드셋 출하량은 2021년 1100만대에서 2025년 1억 5000만대로 연평균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다른 조사업체 CCS인사이트도 2027년엔 7500만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러한 성장세가 주목되자 애플·삼성·LG도 첨단 헤드셋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플은 지난 6월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처음 공개했다. 벌써부터 아이폰 15 시리즈 중 프로 이상급에 비전 프로와 연계할 수 있는 ‘3D 공간 비디오 촬영’ 기능을 추가해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삼성전자도 XR 기기 개발을 위해 퀄컴, 구글과 협력 중이다. 삼성전자의 제조 능력과 퀄컴의 부품 설계, 구글의 운영체제를 결합해 새로운 XR 시대를 열겠다는 다짐이다. 출시일은 미정이나 업계에서는 애플이 내년 초 비전 프로를 출시하는 만큼 비슷한 시기가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LG전자도 내후년 출시를 목표로 메타와 손을 잡고 MR 기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마주한 미래에 달갑지 않은 구석도 있다. 우선 비싼 가격대가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안긴다. 애플이 내년에 선보인다는 비전 프로는 3500달러(약 474만원)로 책정됐으나 비싸다는 지적을 받았다. 보급형을 1500달러(약 203만원)에서 2500달러(약 338만원) 사이로 개발 중이나 여전히 부담이다. 높은 기술력에 따른 가격 책정이지만, 메타 출시 가격인 128GB 버전 69만원, 512GB 버전 89만원보다 가격대가 현저히 높다.

 

전문가들은 “콘텐츠 저장 용량을 생각하면 최소 100만원 이상을 소비해야 하는데 그 정도의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가격을 낮추면서도 현재보다 나은 편의성과 성능을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콘텐츠의 부족도 문제다. 가상 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기기는 나오지만, 그 안에서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 업체들도 이 부분을 인지하는 상황이다. 이에 메타는 퀘스트3을 출시하면서 여러 콘텐츠를 담기도 했지만, 지난 6월 월 1만원을 내면 VR 게임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애플도 미리 ‘디즈니’, 글로벌 게임 엔진 기업 ‘유니티’와 손을 잡았다. 비전 프로에서 디즈니+ 시청을 가능케 할 계획이다. 또 유니티를 통해 XR 게임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걸림돌을 해결하고 XR 시장을 개척해갈 지 주목된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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