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택시’ 또는 ‘플라잉 카’로 불리는 미래 교통수단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3가지 요소는 ▲기체 ▲통신망 ▲버티포트(수직 이착륙장)다. 이에 맞춰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K-UAM 그랜드 챌린지’에 참가한 7개 컨소시엄(35개사)에는 제조사와 건설사, 항공사, 모빌리티, IT기업이 골고루 포진돼 있다.
◆통신 3사, 제조·건설·모빌리티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
이동통신사에는 유무선 통신사업을 하며 수 십년간 쌓아온 네트워크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발휘해 ‘하늘길’을 관제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3사는 각각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해 K-UAM 그랜드 챌린지를 수행 중이다. SK텔레콤은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티맵모빌리티 등으로 구성된 ‘K-UAM 드림팀’에 속해있다. KT는 현대차, 대한항공, 현대건설,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으로 꾸려진 ‘K-UAM 원팀’에 들어갔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GS건설, GS칼텍스 등이 모인 ‘UAM 퓨처’에서 함께 뛰고 있다.
SKT가 속한 K-UAM 드림팀의 경우 국내 실증과 시범사업에 미국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의 ‘S4’ 기체를 활용한다. 2026년에는 한화시스템이 미국 버터플라이와 공동개발한 기체를 투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SKT의 UAM용 5G 상공망과 AI 기술, 한국공항공사의 공항 운영 전문성, 한화시스템의 항공안전 노하우 등을 결합할 방침이다.
KT가 참여하는 K-UAM 원팀은 실증 단계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개발한 ‘오파브(OPPAV)’ 기체를 사용한다. 이후 현대차그룹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기체 ‘S-A2’를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UAM 미국 독립법인인 슈퍼널은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S-A2를 최초 공개해 찬사를 받았다.
LGU+ 등이 포함된 UAM 퓨처팀은 실증에 영국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의 ‘VX4’ 기체를 사용한다. LGU+는 6~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4 드론쇼 코리아’에서 부산테크노파크, GS건설 등과 공동 전시관을 열고 UAM 전용 통신망과 교통관리 플랫폼 실증 결과를 공개한다. 비행경로(회랑) 관제, 버티포트, 원격 관제 등 기술도 전시할 예정이다. UAM 기체의 수직 이착륙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는 증강현실(AR) 콘텐츠도 운영한다.
◆‘MWC 2024’서 UAM으로 맞붙은 SKT·KT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전남 고흥에 위치한 항우연 고흥항공센터 UAM실증단지에서 1단계 실증을 시작해 기체와 통신체계 안전성을 확인해왔다. 올해 8월부터 내년 6월까지로 예정된 2단계 실증은 UAM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 하늘에서 진행되는 만큼 각 컨소시엄은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일본이 올해에서 내년을 목표로 ‘세계 최초 UAM 상용화’를 목표로 각축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4’에서도 SKT와 KT의 UAM 기술력 경쟁이 화제를 모았다. SKT는 MWC 부스에 조비 에비에이션과 협력해 제작한 UAM 기체 ‘목업(mockup)’을 전시하고 관람객들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전면의 대형 LED 화면을 보며 ‘김포공항-워커힐 노선’ 비행을 체험한 관람객들은 “실감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KT는 디지털트윈(현실 세계를 가상세계에 구현한 기술)과 AI 기술을 접목해 UAM 노선별 최적의 하늘길 경로를 제시하는 ‘UATM(지능형 UAM 교통관리시스템)’을 전시했다. 상공에서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한 UAM 항공망 통신 특화 기술 ‘스카이패스(Skypath)’도 함께 공개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