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이 늘면서 이들을 향한 은행권의 서비스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외국인 금융소비자를 겨냥해 주말이나 업무시간 외에도 운영하는 특화 영업점을 운영하는 게 가장 대표적이다. 이 밖에 주요 은행들은 비대면 체크카드 개설, 출국만기보험 출시, 환전 수수료율 우대, 화상 상담 강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 공 들이고 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경기 안산시 소재 ‘원곡동 외국인센터’ 등 전국 영업점 중 16곳을 외국인 근로자 특화점포로 두고 일요일에도 영업하고 있다. 이곳에선 주말에도 외국인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송금, 환전 등의 업무를 취급한다.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2021년부터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 ‘신한 글로벌플러스’ 서비스를 내놨다. 신한 글로벌플러스는 화상 상담 기반 디지털 특화채널인 신한은행 ‘디지털라운지’를 활용해 외국인 고객들의 업무처리를 돕는다. 전국 61개 디지털라운지 중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서울대입구역, 고척사거리, 반월역 디지털라운지에서 시범 운영된다. 신한 글로벌플러스는 통장 및 체크카드 신규에서부터 인터넷·모바일뱅킹 신규 및 변경, 예·적금 신규 등 기본적인 업무를 비롯해 해외송금, 비밀번호 변경, 영문 예금잔액증명서 발급 등의 업무를 제공한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10개 언어로 업무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경기 안산시 원곡동 소재 ‘안산외국인특화지점’을 외국인전용영업점으로 선정해 운영 중이다. 광화문·김해·화성 발안·의정부금융센터에선 외국인을 대상으로 일요일 영업을, 구로본동·서귀포·서울대학교·신제주금융센터에선 우리글로벌데스크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외국인직접투자(FDI) 상담 및 신고, 외환자본거래, 외환에스크로 등 외국인 투자지원을 담당하기 위한 ‘글로벌투자WON센터’도 강남과 광화문에 뒀다. KB국민은행은 원곡동·김해·경안·오장동·의정부·화성 발안· 평택 등을 ‘외국인특화점포’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이 중 원곡동 등 5개 점포에선 일요일엔 외국인만 거래가 가능하다.
외국인 대상 특화 상품도 눈에 띈다. 신한은행의 ‘신한 더드림 적금(외국인)’은 거래외국환은행으로 지정하고 만기일까지 유지 시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K원패스카드’ 등 신한은행이 정한 외국인 패키지 상품에 가입하거나 ‘글로벌S뱅크’ 로그인 실적 보유 시 각각 0.1%포인트 금리를 더 얹어준다. 이날 기준 신한 더드림 적금(외국인)의 연 최고 금리는 3.20%다.
KB국민은행은 ‘KB WELCOME통장’, ‘KB WELCOME PLUS 적금’, ‘KB WELCOME카드’ 등 외국인 전용상품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통장과 카드를 동시에 보유하면 0.3%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제공하는 식으로 상품 간 시너지를 높였다. 만기자금 자동 본국송금 서비스도 탑재했다. 외국인 상품 가입자가 만기 시 내점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만기일로부터 15영업일이 경과한 날, 해당 적금을 자동 해지 처리해 사전에 지정한 본국 해외계좌로 만기자금을 송금한다.
하나은행의 ‘이지원 팩(Easy-One Pack) 통장’은 외국인 전용 입출금통장으로 카드 실적이나 급여 이체 및 적금 이체 실적에 따라 각종 금융수수료를 면제한다. 이 은행은 ‘하나EZ 외국인 보험 서비스’ 개발을 위한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