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꾸·백꾸·텀꾸…개성 살리는 ‘꾸미기 열풍’

지난 2일 고객들이 잠실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대형 크록스 팝업 스토어에서 크록스 꾸미기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문화가 전 세대로 전파되고 있다. 소소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에서 시작해 ‘백꾸’(가방 꾸미기), ‘신꾸’(신발 꾸미기), ‘텀꾸’(텀블러 꾸미기) 등 물건을 자신의 표현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꾸미기 열풍’이 소비로 가치관과 신념을 표현하는 ‘가치소비’와 시너지를 내는 제품은 텀블러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활동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더불어 유난히 높은 기온 탓에 보랭이 가능한 텀블러로 음료 온도를 유지하고자 하는 실용성도 더해졌다. 이에 커피 전문 매장은 개인 텀블러 사용에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텀블러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다양한 색상의 스탠리 텀블러. (사진=스탠리 공식 인스타그램) 

 ‘텀블러족’이 늘면서 텀블러도 개성을 드러내는 도구가 됐다. 소비자는 용량, 색깔, 뚜껑의 개폐방식 등 다양한 디자인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고, 이를 꾸며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텀블러를 만든다. ‘텀꾸’로 가치소비와 개성 노출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다. 텀블러를 담아 다니는 보랭 백에까지 꾸미기 열풍이 번졌다. 

 

 ‘신꾸’도 선풍적인 인기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크록스로 제품 상단 구멍에 꽂을 수 있는 액세서리 ‘지비츠 참’을 취향에 따라 구성할 수 있다. 캐릭터 참부터 알파벳 등 무한한 꾸미기가 가능하다. 이제 크록스뿐 아니라 운동화, 구두 등 더 다양한 종류의 신발에 ‘신꾸’를 시도하고 있다. 평범한 운동화 끈 대신 리본, 비즈(뚫린 구멍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작은 구슬) 등을 조합해 나만의 신발을 만든다. 

 

 이랜드월드의 신발 편집숍 폴더는 지난 10일 대구 동성로 매장 재단장을 기념해 ‘신꾸 체험관’을 열었다. 현장에서 부자재를 사 즉석에서 신발을 꾸밀 수 있다. 인기 덕에 개점 직후 11일간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33% 증가했다. 많은 이들이 성인화, 아동화 할 것 없이 꾸미기 열풍에 동참했다. 

 

 가방을 꾸미는 ‘백꾸’ 아이템도 무궁무진하다. 작은 키링으로 시작해 캐릭터 인형, 다양한 액세서리 등으로 개성을 드러낸다. 유통업계의 유행이 된 캐릭터 컬래버 굿즈에 백꾸 아이템이 포함된 경우도 다수다. 최근 헤지스는 ‘백꾸족’을 위해 사무엘스몰즈와 출시한 수퍼 헤지스 컬렉션 가방을 액세서리용 케이블과 세트로 출시하기도 했다. 

 

 안경, 카메라 등 패션 아이템도 꾸미기 대상이다. 티셔츠에 소비자가 직접 선택한 프린팅을 넣거나 제품에 자수를 새기는 소비자도 있다. ‘별걸 다 꾸민다’는 의미로 ‘별다꾸’라는 신조어가 등장해 꾸미기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25일 업계 관계자는 “작은 포인트를 추가해 새로운 아이템으로 활용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결과다. 꾸미기에 가장 중요한 건 자기만족”이라며 “획일적이지 않은 다양한 아이템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