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패트리엇' 천궁-Ⅱ, 이라크에 3.7조원 수출 ‘잭팟’

지난 3월 19일 경북 북부지역에 배치된 공군의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 포대 장병들이 발사대 작동 절차를 훈련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공군 제공

K-방산이 또 대박을 터뜨렸다.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천궁-Ⅱ'가 이라크 수출을 확정지었다. 

 

LIG넥스원은 이라크 국방부와 3조7천135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28억 달러(약 3조7200억원) 규모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는 “국방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등 유관 기관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력 회사를 비롯한 방산 업계의 긴밀한 공조가 있었기에 이번 쾌거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이번 성과가 K방산의 위상을 높이고 중견·중소 방위 산업체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천궁-Ⅱ는 탄도탄과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 무기체계다. 201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됐다. 미사일과 통합 체계는 LIG넥스원,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생산한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로 꼽히는 천궁-Ⅱ는 고도 40㎞ 이하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등을 요격하는 방어체계다. 요격미사일을 발사대 위로 10m 이상 튀어 오르게 한 뒤 로켓을 점화하는 콜드론칭, 종말단계에서 요격미사일의 위치를 신속히 변경하는 측추력 기술, 탄도탄 요격을 위한 교전통제 기술, 다기능레이더의 추적 기술, 다표적 동시 교전을 위한 정밀 탐색기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됐다.

 

천궁-Ⅱ는 2022년 UAE에 처음 수출됐다. 당시 UAE와 계약 규모는 35억 달러(약 4조6500억원) 상당으로, 국산 단일무기 계약 건으로는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아울러 탄도탄 요격체계는 세계적으로도 일부 선진국만 개발에 성공한 최첨단 무기체계라는 점에서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K-방산의 기술력이 인정받은 사례로 평가됐다.

 

천궁-Ⅱ는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수출됐다. 당시 사우디와의 계약은 천궁-Ⅱ 10개 포대를 수출하는 내용으로, 수출 금액도 UAE 수출 때와 비슷한 32억 달러(약 4조2500억원)에 달했다.

 

하층 방어 체계인 천궁-Ⅱ가 중동 3개국 방공망에 잇따라 배치되면서 해당 국가 및 인근 국가로 장거리·고고도 요격체계(고도 50∼60㎞) 추가 수출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에서 개발한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는 지난 5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 오는 2028년 실전 배치될 전망이다.

 

한국은 L-SAM에 이어 요격 고도가 더 높은 L-SAM 블록-Ⅱ(100㎞ 이상)도 개발 중이다. 이들 방어 체계는 미군이 운용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대체할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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