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이 26일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에서 막대한 배당금과 보수를 받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앞서 ‘영풍 장씨 일가가 1조1302억원의 고려아연 배당금을 수령했다고’ 지적한 최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친 것이다. 영풍은 최 회장을 ‘최대주주도 아닌 경영대리인’이라고 반복해서 표현했다.
이날 영풍은 “고려아연의 주주환원 최대 수혜자는 영풍이 아닌 ‘최씨 일가’이며, 이들은 배당금 등으로 이미 수천억 원을 챙겼음에도 정작 본인들의 돈이 아닌 조 단위의 회사 빚을 내 무리한 경영권 방어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풍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고려아연 배당금으로 최씨 일가가 2159억원, 장씨 일가가 967억원을 받았다. 이는 법인을 제외하고 개인이 받은 배당금만 계산한 금액이다.
최근 30년을 기준으로 하면 최씨 일가가 3649억원 배당금을 챙겼다고 밝힌 영풍은 “고려아연의 경영을 대리하며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받았음에도 최근 벌어진 경영권 분쟁에서는 대부분 회삿돈과 회사의 차입금으로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했다”며 회사 빚으로 경영권을 방어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풍은 최씨 일가 측이 자사주 공매 당시 고려아연의 배당가능이익을 헐면서 향후 주주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들 게 만들었고, 일반공모 유상증자로 회사의 빚을 주주의 돈으로 갚으려 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영풍은 최씨 일가의 보수와 퇴직금도 문제 삼았다. 영풍은 “최윤범 회장은 2022년 회장 취임 전후로 본인의 보수를 매년 100% 안팎으로 대폭 인상했다”며 2021년 10억원, 2022년 19억5800만원, 2023년 30억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 회장이 지난해 임원 퇴직금 지급율을 높이고 명예회장에게도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다며 현재 고려아연의 명예회장으로 있는 최 회장의 부친(최창걸)과 숙부(최창영·최창근)가 최대 수백억원대 퇴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은 이사회에도 빠져있고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도 않으면서 매년 10~20억원의 보수를 받고 있다고 영풍은 지적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