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하이브리드차와 배터리가 온다

- EU, 中 수입 전기차 관세율 45%↑
- BYD 등 하이브리드 수출 비중 늘려
- 내년부터 국내 시장에도 진출 주목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오토쇼에서 관람객들이 비야디(BYD) 부스에서 자동차를 구경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이 유럽의 전기차(EV) 관세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HEV)로 전략을 변경했다. 이미 국내에도 하이브리드차로 공략에 나선 만큼 국내 차 업체들의 발 빠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 나아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에 필수 부품인 배터리시장에서도 중국 배터리의 진격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대표 완성차 업체인 BYD와 SAIC 등이 유럽연합(EU)의 전기차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EU는 중국산 수입 전기차에 대해 매기는 최종 관세율을 최대 45.3%로 급격히 인상했다. 다만 하이브리드차에는 관세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로 전략을 전격 수정한 것이다.

 

중국자동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올해 7∼10월 중국 완성차업체들의 유럽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6만5800대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의 유럽 자동차 수출 비중에서 전기차는 같은 기간 62%에서 58%로 줄어들었다. 

 

국내에서도 중국산 하이브리드차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중국 지리자동차와 프랑스 르노 본사가 합작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그랑 콜레오스를 지난 9월 출시했다. 또한 BYD는 KG모빌리티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동 개발 중으로 내년 상반기 KG모빌리티가 내놓는 토레스 하이브리드에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BYD가 내년부터 국내시장에 신차를 내놓기로 한 만큼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공세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의 필수 부품인 배터리시장에서도 중국이 한국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반면 한국 배터리 빅3(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대비 소폭으로 떨어졌다.

 

같은 날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작년 동기 대비 3.5%포인트 하락한 20.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 CATL과 비야디(BYD)의 합산 점유율은 39.7%에서 53.6%로 상승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자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점차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빅3는 중국 업체들이 주력하면서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는 LFP배터리 및 각형 배터리 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어 추격을 서두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업체가 유럽에 이어 국내시장 전략을 하이브리드차로 선회한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분주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며 “배터리도 LFP배터리 및 각형 폼팩터 개발에 집중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