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9500만원을 처음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05만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분기 말 9045만원으로 처음 9000만원을 기록한 뒤 3년 6개월 만에 대출 잔액이 증가했다.
이 기간 기준금리는 0.5%에서 3.5%로 가파르게 올랐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다.
최근 들어 대출 증가세는 두드러졌다. 지난해 2분기 말에는 9332만원을 기록한 뒤 올 3분기 말까지 5분기 연속 증가했다.
전체 가계대출 차주 수는 3분기 말 1974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말 1983만명에서 4분기 1979만명으로 소폭 줄고 올해 1·2분기에도 각각 1973만명, 1972만명으로 감소하다가 4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편 한 달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 3분기 말 0.95%로 2분기 말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분기와 3분기 0.36%로 같은 수준을 보였지만, 비은행 연체율은 2.12%에서 2.18%로 0.06%포인트 높아졌다.
비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2015년 3분기(2.33%)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여기서 비은행은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여신전문금융회사, 보험사(보험 약관 대출금 제외) 등을 포함한 개념이다.
한은은 전날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올 3분기 말 업권별로 자영업자의 비은행권 대출 연체율(3.51%)이 큰 폭으로 상승해 은행권 대출 연체율(0.51%)을 상당폭 상회했다”면서 “최근 비은행권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확대될 경우 연체 가구 비중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돼 이에 대한 관리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대출이 급증하지 않도록 촘촘하게 관리하고 취약층의 가계 빚 경감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