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韓경제 기상도] 전문가 5인, 트럼프 2.0 시대’ 재테크 키워드는?

-관세·무역 강경 입장 보인다면…단기국채 주목
-금, 여유자산 10~20% 투자…비트코인 우상향

 새해를 맞았지만 금융 시장이 여전히 혼란스럽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2기 출범, 기준금리 인하, 중국 경제 둔화세 등 국내외 변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진다.

 

 1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트럼프 2.0 시대를 맞은 올해 어떠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지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주식 애널리스트,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코노미스트,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 실장,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대표이사 등 전문가 5인에게 물어봤다.

 

 전문가들은 올해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라 수혜가 전망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큰 폭으로 성장한 미국 증시는 올해에도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폭은 지난해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또 올해에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알트코인도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에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예측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에 대해선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수요 증가로 금값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다. 

 

◆AI 관련도 떨어지는 반도체주 전망 차별화 ‘주의’

 

 박 애널리스트는 “AI 산업과 반도체 기업 투자는 여전히 유망하지만 최근 2년간 관련 기업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지게 높았다는 점에서 성급한 접근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분할 매수 관점에서 방어적 접근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산업 관련도가 떨어지는 반도체 기업의 경우 업황 전망이 차별화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보수적 접근을 권고한다”며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기업별로 실적 전망 차별화가 커지면서 주가 수익률도 편차가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나면 반도체 업종이 반등할 것을 보이지만 지수를 이끄는 기간은 길지 않고, 2차전지, 제약·바이오,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업종이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AI 관련 서버 투자는 전년 대비 17% 증가하고 올해에도 AI 관련 투자가 테크의 핵심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아가 미국 증시가 올 상반기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박 애널리스트는 “미국 주식 시장 전망이 여전히 밝지만, 가격 부담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점에서 올 상반기 중 조정 국면을 활용하는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질 경우 주가 고평가 부담이 본격화되며 그간 많이 올랐던 미국 주식 시장의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채나 우량 크레딧 채권 투자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최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미국의 관세·무역 관련 정책이 강경 노선을 보이게 된다면 올해 기준금리 인하 폭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큰 자본차익을 노리는 장기채권 투자는 당분간 위험관리를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고, 높은 쿠폰 금리를 수취할 수 있는 단기국채 혹은 우량 크레딧 채권 투자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채가 급등한 것은 매파적이었던 경제전망 발표 때문으로, 전망을 수정한 이유는 일부 연준 위원들이 트럼프 행정부 취임 전 관세 정책 불확실성을 초기에 반영한 결과”라고 판단하면서 “FOMC 이후 미국채 10년물이 4.5%를 소폭 상회한 가운데 현 레벨은 비중확대에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여유 자산 10% 금 투자 추천…비트코인 상승 전망

 

 송 대표이사는 “각국 중앙은행이 자산의 1~2% 정도의 금을 보유 중으로 보유량을 늘릴 여지는 충분하고 보유비율이 낮은 국가들이 금을 더 많이 구매할 것”이라며 “트럼프 집권으로 브릭스 국가들을 중심으로 탈달러화 동조를 강화하고 중국, 인도 러시아 중앙은행들의 금 구매량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값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선 차익실현 시점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짚었다. 송 대표이사는 “여유 자산 규모의 10~20% 수준의 금 투자가 적정하며 대출을 통한 투자는 ‘부가가치세, 은행 금리, 제조 원가’보다 금값이 더 상승해야 차익실현이 가능한 구조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고공행진한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선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조 변화 등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미 연준의 스탠스 등 매크로 경제 요인에 의해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 내 규제 환경 변화가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며 은행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확대될 것”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이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의 선례를 제공해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지난해 이뤄진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 덕분에 올해 장기적으로 우상향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알트코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다른 알트코인들도 제도권 금융에 진입할 것”이라며 “이미 솔라나, 리플 등이 ETF, 상장지수상품(ETP) 등 신청을 완료한 상태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을 추종하는 ‘프랭클린 크립토 인덱스 크립토 인덱스 ETF’의 승인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은정·이주희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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