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은 단 하루가 차이 날 뿐인데, 마치 꿈인 듯 다 변했어.’
유명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하루 차이로 해가 바뀌고 우리의 일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2024년 12월31일만 해도 세상에 없던 규정이 2025년 1월1일이 열림과 동시에 새로운 기준으로써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기존 제도가 강화 혹은 완화되면서 새 이정표가 세워진 분야도 있다. 모르면 손해요, 알아두면 쓸 데 많은 ‘2025년 달라진 것’들을 살펴봤다. 을사년, 푸른 뱀처럼 유연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10년 만에 두 배, 시급 ‘1만원’ 시대 열었다… 군인 월급도 ‘200만원’ 돌파
시급(時給)이라 불리는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 ‘1만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9860원에서 1만30원으로 오른 것(상승률 1.7%). 지난해 7월 최저임금위원회가 정한 금액이 1일부로 시행됐다. 1988년 최저임금제 제도 도입 당시 업종에 따라 462.5원, 487.5원으로 출발한 시급이 1993년 1000원 돌파, 2014년 5000원 돌파에 이어 37년 만에 1만원 새 이정표를 세웠다.
군인 병사 월급은 최대금액 기준 165만원에서 205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병장 봉급 150만원과 장병 내일준비지원금 55만원을 합한 것으로, 각각 25만원과 15만원 상승했다. 내일준비지원금은 최대 납입 한도 적립 후 전역 만기 해지 시 수령 가능한 최대금액 990만원을 나눈 수치다. 병 봉급 200만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급여 올리고 기간 늘리고” 육아휴직 부담 줄었다
육아휴직제도의 허들도 낮아졌다. 1일부로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이 기존 월 15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올랐다. 부모 동반 휴직 시 첫 달 급여 상한액(250만원)과 한부모 노동자 첫 3개월 급여(300만원)도 50만원씩 상승했다. 급여의 25%를 복직 후 지급하던 사후지급제가 폐지돼 체감은 그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사업주는 육아휴직 신청에 14일 내 서면으로 허용해야 하며, 그 기한 내 의사표시가 없어도 신청대로 사용할 수 있다. 대신 육아휴직을 허락한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 폭도 넓어졌다. 2월 말부터 육아휴직 기간도 늘어난다. 부모가 1년 6개월씩 가능하다. 현재는 1년씩. 배우자 출산휴가 역시 10일에서 20일로 확대 예정이다.
오는 6일 입법 예고된 지방공무원 출산휴가 개정안에 따르면 배우자의 다태아 출산 시 현행 15일에서 25일, 미숙아 출산 시 기존 90일에서 100일로 각각 출산휴가 기간이 늘어난다.
◆결혼하고 자녀 많을수록 세금 혜택… 주택청약종합저축 배우자도 공제
결혼세액공제가 1일부로 적용, 이날부터 혼인신고 시 부부 1인당 50만원씩 세액이 공제된다. 초혼∙재혼 관계없이 생애 1회 한정으로, 지난해 1월1일 이후 혼인신고 분부터 소급적용이 가능하며 기한은 2026년 12월31일까지다.
자녀 세액공제는 금액이 확대됐다. 8~20세 자녀가 2명 이상이면 공제 금액은 5만원 늘어난다. 첫째는 연간 15만원, 둘째는 20만원, 셋째 이상은 40만원. 1일 이후 발생하는 소득 분부터 적용이다.
기업의 출산지원금은 비과세된다. 기업은 친족인 특수관계자를 제외한 근로자에게 지급한 출산지원금에 대해서는 근로소득 전액이 비과세된다.
아울러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의 소득공제 혜택은 무주택 세대주뿐만 아니라 배우자까지 확대됐다. 이제 납입액의 40% 한도인 연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 1주택자가 새 주택을 구매해도 양도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 혜택을 볼 수 있는 제도도 도입됐다. 인구감소지역의 공시가격 4억원 이하의 주택 1채를 신규 취득할 경우, 비수도권의 전용면적 85㎡ 이하∙취득가액 6억원 이하인 미분양 주택을 취득할 경우 1주택자로 간주해 종부세와 양도세 모두 최대 12억원씩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학처럼 고교도 ‘학점제’…교육급여도 인상
‘고교학점제’가 다가오는 신학기부터 시행된다. 대학처럼 학점을 이수해야 졸업 가능한 것. 기존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에서 3년간 최소 192학점 이수로 졸업 요건이 바뀌었다. 구체적으로 1학년 공통과목, 2~3학년 선택과목을 들으면서 출석 3분의 2 이상, 성취율 40% 이상을 학점으로 취득할 수 있다. 학생이 스스로 과목을 선택해 각자 시간표를 구성하는 것도 대학과 유사하다.
아울러 고교 내신 성적은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변경된다. 학업 성취도는 절대평가(A~E등급)와 상대평가(1~5등급)가 병기된다.
국가장학금의 턱도 낮아졌다. 소득인정액이 현행 8구간 이하에서 9구간 이하로 확대됐다.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300%(1719만원) 이하도 혜택 대상이 되면서 지원 대상은 100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급여에서 교육 활동 지원비를 지난해 대비 5% 인상했다. 교육급여 지원대상은 중위소득 50% 이하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학생이며 대상자는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하거나 복지로에서 신청할 수 있다. 교육급여 지원항목은 교육 활동 지원비와 고교학비이다. 연 1회 지급하며 모든 교육 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교육 활동 지원비는 이에 따라 올해부터 초등학교 48만7000원, 중학교 67만9000원, 고등학교 76만8000원을 각각 지원받을 수 있다.
◆출산 가구 주택담보대출 조건↓… 대출 수수료 절반 수준으로
1일 이후 아이를 출산한 가구에 한해 주택 구입∙전세자금 대출 조건이 완화됐다. 신생아 특례 매매·전세자금 대출 소득 요건이 기존 부부 합산 연 소득 1억3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상향된 것. 기한은 2027년까지 3년간이다. 특례 대출 기간에 또 아이를 낳으면 추가 우대금리(0.4%P)가 적용된다.
또 이달 중순부터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및 신용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수수료는 약 1.2~1.4%, 신용대출은 0.6~0.8% 수준인데 앞으로 각각 0.6~0.7%, 0.4%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그밖에 다음 달부터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시행하는 공공 도심복합사업을 신탁사나 리츠(부동산 투자회사) 등 민간에서 시행할 수 있게 된다. 또 6월부터 신축 공동주택의 에너지 성능이 제로에너지 5등급 수준으로 강화되고, 준공 30년이 넘은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이 가능해진다.
◆동물병원 비용 공개 확대, 숙취해소제 신뢰↑, ‘세종대왕 나신 날’ 신설
1일부터 동물병원 비용 게시 진료항목이 기존 12종에서 20종으로 확대됐다. 추가된 항목은 혈액화학검사, 전해질검사, 초음파, CT, MRI, 심장사상충 예방, 외부기생충 예방, 광범위 구충 등이다. 가격 의무공개 종목이 더 늘어남에 따라 반려인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 거란 기대도 있다.
숙취해소제의 신뢰도도 크게 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새 법령이 1일부터 적용, 인체적용 시험을 통과한 제품만 ‘숙취해소’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향후 소비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일부터 영아 무료접종에도 변화가 생긴다. 기존 5가지 감염병(백일해, 소아마비, 디프테리아, 파상풍,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을 예방하는 혼합백신에 B형간염 예방이 포함된 ‘6가 혼합백신’으로 바뀐다. 이로써 예방 접종 횟수도 6회에서 4회로 줄어 편의성이 올랐다.
신설된 국가기념일도 있다. 5월15일은 올해부터 스승의 날이자 ‘세종대왕 나신 날’이다. 다방면에서 성과를 낸 세종대왕의 탄신일(양력 1397년 5월15일)을 기념한다. 그 밖에도 5월27일은 ‘우주항공의 날’, 6월28일은 ‘6·25전쟁 납북자 기억의 날’, 7월14일은 ‘북한 이탈주민의 날’이 됐다. 이상 기념일은 모두 공휴일은 아니지만 해당일에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그 밖에 맹견사육허가제가 올해 중 도입 예정이며, 일본 입국심사도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 정책은 아니지만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의 19세 미만 사용자 계정이 운영사인 메타에 의해 1월부터 비공개 형태로 전환된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