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닷새째를 맞은 2일 수사기관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본격 돌입했다. 또한 장례 절차를 먼저 가졌던 희생자의 발인식이 엄수됐으며 유류품 인계 절차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이날부터 무안국제공항 사무실 및 관제탑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이는 없지만 사고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고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도 압수수색을 시행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사고 직전 10여분 동안 관제탑과 조종사가 주고받은 교신 내용과 활주로 인근에 설치된 구조물(로컬라이저) 적절성, 사고기 정비 이력 등을 위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제기되는 의혹이나 사안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또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2차 가해 사건도 수사 중이다. 소셜미디어 등에서 유가족에 대한 유언비어∙악의적인 모방 댓글을 올리는 등의 4건을 입건해 수사 중이고, 모니터링을 통해서 125건의 게시물을 삭제 및 차단 조처했다.
이날부터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 역시 속속 진행 중이다. 참사 현장에 남겨진 희생자 유류품 확인 작업도 이날부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희생자 179명 중 24명의 유해가 유가족에 인계됐다. 첫 유해 인도가 이뤄진 지난달 30일 4명을 시작으로 31일 7명, 지난 1일 13명이 유족 동의와 서류 절차를 걸쳐 빈소로 옮겨졌다. 수습본부는 전날 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희생자 65명의 DNA 감정 결과를 추가로 통보받았다. 추가 통보받은 자료를 분석∙대조한 뒤 순차적으로 유가족 의사에 따라 인도했다. 수습본부는 유해 봉환부터 장례식장 연계 등 장례 절차 전반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광주 서구 모 장례식장에서는 60대 희생자가 참사 이후 처음으로 발인식까지 마쳤다. 앞서 장례를 마친 희생자 유해도 순차적으로 발인한다.
유류품 확인 절차도 이날부터 시작했다. 경찰은 여권, 가방, 휴대전화 등 희생자 유류품 221건과 소유자(희생자) 명단을 유족에게 제공 중이다. 유가족들은 소유자별 유류품을 확인하고 인수를 원하는 물품이 있다면 회수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한편 국토부는 제주항공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한 항행안전시설 현지 실사를 오늘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실사는 오는 8일까지 예정돼 있다. 블랙박스 중 음성기록장치(CVR) 자료의 음성 파일 전환이 끝나 본격적인 사고 분석에 들어가 국토부는 2시간 분량의 기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블랙박스 중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불가능한 비행기록장치(FDR)는 미국으로 보내 분석한다.
또 수습본부는 유가족을 위해 3일 브리핑부터 항공조사관이 동석해 현재까지의 현장 조사 현황 및 향후 조사 계획 등에 대해 안내할 예정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