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AI)을 주목하고 있다. 은행권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도 몸집을 줄이고 AI 팀을 강화하는 등 변화를 선택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미래 먹거리 사업의 핵심이 될 AI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은행권은 AI 트렌드인 ‘생성형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금융당국의 ‘생성형 AI 지원 정책’과 함께 도약을 꿈꾼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AI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영업점 ‘AI 브랜치’를 서울시 중구 서소문에 얼었다. AI 브랜치에서는 기존의 영업점과 다르게 실제 은행원 대신 AI 은행원이 손님을 응대한다. 사람이 하던 업무는 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기기들이 대체하고 있다. AI 은행원은 입출금 업무와 예·적금 신규, 체크카드 신규, 외화 환전, 증명서 발급 등 64개의 창구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도 AI 서비스를 선보인다. 지난 2023년 금융권 최초로 CES에서 단독 부스를 차린 신한은행은 3년째 부스를 운영한다. AI 은행원과 함께 AI를 통해 투자 관련 지식을 제공하는 AI 투자메이트 서비스도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신년사에서도 “AI,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내재화하여 금융 서비스에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금융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플랫폼, AI, 데이터 전 영역의 컨트롤타워인 디지털혁신부를 신설했다. 금융AI센터는 2개로 확대했다. 금융AI 1센터장 김병집 상무는 LG AI선임연구원, 금융AI 2센터장 이경종 상무는 NC소프트 출신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무경험과 개발역량을 두루 갖춘 외부 전문가들을 임원으로 영입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KB금융 8개 계열사의 ‘생성형 AI’ 관련 서비스가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받았다. 주요 서비스는 ▲금융상담 에이전트(KB국민은행) ▲AI 통합금융플랫폼 캐비(KB증권) ▲모두의 카드생활 메이트(KB국민카드) 등이다. KB금융은 올 4월 ‘그룹 공동 생성형AI 플랫폼’을 구축해 계열사들은 상용 거대언어모델(LLM)을 계열사별 서비스 환경에 맞게 적용·활용할 수 있게 된다. AI 에이전트 개발로 개인뿐 아니라 기업고객에도 완결성 있는 금융상담을 제공하고 내·외부 업무환경을 개인화·자동화해 업무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우리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생성형 AI 기술을 대출 상담 업무에 적용했다. 지난 4월 예·적금 상품 상담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AI뱅커’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고 이번에는 가장 복잡한 은행 업무 중 하나인 대출 상담도 비대면에서 가능하도록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대출 업무는 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과 심사자의 판단이 필요한 어려운 분야다. 우리은행은 이번 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서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대시키고 금융권 디지털 선구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기존의 AI‧디지털그룹에 디지털 전략 기능과 신사업 추진 컨트롤타워 역할을 더한 ‘디지털혁신그룹’을 신설했다. 디지털혁신그룹 산하에 데이터본부를 만들어 부서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혁신과제를 이행할 실무 집단을 구성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앞다퉈 AI를 활용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연말연시 AI카드 만들기 서비스를 이달 31일까지 진행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AI를 통한 스미싱 문자 확인 서비스를 내놨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